
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크래프톤이 신작 부재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성장하며 올해 3분기 깜짝 실적을 시현했다. 게임사에서 신작 출시 없이 준수한 실적을 내기란 매우 힘든 만큼 이번 크래프톤이 받아 든 성적표는 의미가 특별하다.
증권업계 일각에선 크래프톤이 내년에 빠르게 신작 공백기를 메우며 공격적인 파이프라인 확대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성을 확보해 글로벌 퍼블리셔로 도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9일 공시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3분기 매출 4503억원, 영업이익 189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매출 및 영업이익 모두 전분기 대비 각각 16%, 44% 증가한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각각 4%, 31% 불었다.
신작 공백기가 이어졌던 크래프톤이었던 만큼 이번 실적은 영업이익 기준 시장 컨센선스(전망치)를 30% 이상 크게 상회했다.
이런 매출과 영업이익 달성에 대해 크래프톤 관계자는 "'PUBG: 배틀그라운드(배틀그라운드)' IP(지식재산권)가 전체 플랫폼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주가 하락에 따른 주식보상비용 198억원 환입과 조직 개편 및 효율화에 따른 인건비 감소 등 비용 축소 효과도 영업이익 서프라이즈에 기여했다.
크래프톤의 이번 실적이 특별한 이유는 신작 게임 부재라는 큰 약점을 이겨내고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사에서 신작은 실적을 끌어올리기 가장 좋은 수단이 되고 실적은 주가 상승을 견인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면서 "크래프톤은 신작 부재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기록한 만큼 그 의미는 크다"라고 밝혔다.

시장에선 크래프톤의 내년 실적을 더 기대하는 분위기다. 빠르게 신작 공백기를 메우며 실적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은 다음 트리플 A 기대작인 프로젝트 블랙버짓 론칭까지 신작 공백기가 길다는 이유로 디스카운트를 받아왔는데 2024년 상반기에는 다크앤다커 모바일이, 하반기에는 프로젝트 inZOI가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어 신작 모멘텀에 따른 디스카운트 해소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크래프톤은 최근 몇 년간 국내외 스튜디오에 대한 소수 지분 투자를 확대, 내년 자체 개발하는 3개의 게임 외에도 2024년부터 세컨드파티 퍼블리싱 게임이 7건 이상 준비돼 있다"면서 "파이프라인 확대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성을 확보한 만큼 글로벌 퍼블리셔로의 도약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정윤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의 고질적인 문제점은 신작 숫자가 적다는 것이었으나 내년 추가 신작을 공개하는 만큼 새해엔 성장에 대한 기대치가 과거 대비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크래프톤은 매 분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신작 모멘텀 부재로 아쉬운 주가 흐름이 이어져 왔다"면서 "11월 16일부터 시작되는 게임 쇼 '지스타'에서 내년 신작들을 시연 가능한 수준으로 공개할 예정이고 회사는 출시 예정작들을 점차 더 공개할 것으로 언급한 만큼 2024년 실적 추정치 상향 조정 여지는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배동근 크래프톤 CFO는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IP의 지속 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크래프톤은 자체 개발과 세컨드 파티 퍼블리싱을 통한 IP 확보 등 공격적인 파이프라인 확장으로 대형 신작과 기대작을 매년 출시하는 회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