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저축은행이 여·수신 금리 상승에 사면초가에 빠졌다. 금리가 오르면서 저축은행의 주 고객인 중·저신용자들의 빚 상환 부담이 커져 연체율이 상승했고, 지난해 말부터 수신금리를 무리하게 올린 결과 고객에게 이자로 지급해야 하는 이자 비용이 올 들어 급증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한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의 실적을 보면 우리금융저축은행 등 일부 저축은행서 큰 폭으로 순이익이 감소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우리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90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올해 상반기 26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KB저축은행과 IBK저축은행 등도 100억에 가까운 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이는 예상할 수 있었던 결과다. 지난해 말 시중은행이 예금 등 수신금리를 끌어올리자, 저축은행들도 자금조달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일제히 수신 금리를 올리며 대응에 나섰다. 저축은행은 구조상 자금 조달에 수신 유치 비중이 크다 보니 시중은행보다 예·적금 금리를 올려 고객을 유치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수신 금리를 급격히 올리면서 이자 비용이 덩달아 커져 저축은행들의 부담은 그만큼 커졌다.
여기에 더해 저축은행들은 예금 유치에 사활을 걸었지만, 시중은행과의 금리차가 좁혀지면서 시중은행으로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이자 부담에 수신 금리를 예전처럼 과감하게 끌어올리지 못하면서 저축은행의 수신 금리 매력도가 떨어져 자금 유치에도 빨간등이 켜진 것이다.

수신뿐만 아니라 여신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차주들이 상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출 연체율도 크게 상승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저축은행 연체율은 5.1%다. 이는 지난 2016년 말(5.83%) 이후 6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은 것이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일제히 대출 문턱을 올리며 건전성 관리에 나섰다. 그 결과 대출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기 어려워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높아진 조달금리와 대출 상한으로 저축은행들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부동산 경기 악화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PF 부실화 등 악재가 산재한 가운데 현재 뚜렷한 돌파구도 보이지 않는 상황인 만큼 하반기엔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