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코로나19 이후 건강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디카페인 커피'가 주목 받고 있다. 커피의 맛과 향을 즐기면서도 카페인 섭취는 줄일 수 있어서다. 최근에는 임산부나 청소년은 물론 일반 소비자들까지 카페인 함량이 낮은 제품을 찾고 있다. 여기에 '제로 음료' 트렌드까지 더해지면서 제로 탄산음료, 무알콜 맥주에 이어 '디카페인 커피'까지 관심이 확산되는 추세다.
소비자 니즈가 커지는 만큼 디카페인 커피 시장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청 수출입무역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디카페인 커피 수입량은 6933톤으로 전년 대비 45.8% 상승했다. 디카페인 커피 수입량은 2017년부터 꾸준히 증가했으며, 지난해 디카페인 커피 수입액은 역대 최대인 7192만달러(약 920억원)을 기록했다.
◆디카페인 커피, 언제·어떻게 만들어졌나
디카페인 커피는 분리·제거를 뜻하는 영어 접두사 'de-'가 붙어 '카페인을 분리한 커피'로, 1903년 독일의 커피 상인 루드빅 로젤리우스에 의해 세상에 등장했다. 배로 커피를 운송하던 중 커피 원두를 바닷물에 빠뜨렸는데, 그는 건져 올려 말린 커피 원두에서 카페인 일부가 빠져나간 것을 발견한 것이다. 그는 이를 계기로 디카페인 커피 특허를 내고 판매를 시작했다. 이것이 디카페인 커피의 시초다.
현재에 이르러서는 소금물을 이용하지 않고 다양한 카페인 분리 공법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물을 이용한 방법(스위스 워터 프로세스) △용매(에틸아세테이트, 메틸렌클로라이드)를 이용한 방법 △이산화탄소를 사용하는 방법 등이 있는데, 가장 대중적으로 이용되는 공법은 '스위스 워터 프로세스'다. 이 공법은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물을 이용해 카페인을 제거하는 친환경 공법으로, 커피 원두를 뜨거운 물에 넣고 끓인 후 탄소 필터를 사용해 카페인을 걸러낸다. 국내 다수의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디카페인 커피 취급 매장은 어디?
국내에 디카페인 커피를 가장 먼저 선보인 브랜드는 바로 '스타벅스'다. 스타벅스는 2017년 디카페인 메뉴를 선보였고 출시 1년 만에 1000만잔 이상을 판매했다. 최근 연평균 20%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스타벅스에서는 카페인, 1/2디카페인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이밖에 △이디야커피 △메가MGC커피 △투썸플레이스 △컴포즈커피 △빽다방 △할리스커피 △파스쿠찌 △엔제리너스 △더벤티 △매머드커피 등 다양한 커피 전문점들이 디카페인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에스프레소 샷이 들어가는 모든 음료에 디카페인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엔제리너스 역시 원두가 들어간 커피 제품 모두 디카페인으로 변경할 수 있다. 파스쿠찌도 마찬가지다. 더벤티와 매머드커피는 일부 메뉴를 제외한 커피 메뉴 주문 시 디카페인을 선택할 수 있다.
할리스커피는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바닐라 딜라이트 3종 제품에 한해 디카페인 음료를 제공한다. 빽다방은 콜드브루, 컴포즈커피는 더치 커피 메뉴만 디카페인으로 판매한다. 탐앤탐스는 싱글 오리진 메뉴에 한해 디카페인을 선보이고 있다. 메가MGC커피는 디카페인 29종 메뉴를 운영 중이다.

◆실제 '카페인 함량'은?…브랜드별 차이 존재
디카페인 커피라고 카페인 함량이 완전히 '제로(0)'인 것은 아니다. 나라별로 디카페인에 대한 기준이 조금씩 다르지만, 국제적으로는 카페인을 97% 이상 제거한 것을 디카페인 커피라고 칭한다. 우리나라는 2021년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에 따라 카페인 함량을 90% 이상 제거하면 디카페인으로 표시할 수 있다. 보통 디카페인 커피 한 잔 당 카페인 함량은 10mg 미만이다.
국내 커피 전문점 12곳의 실제 디카페인 커피(아이스 아메리카노 기준) 카페인 함량을 살펴본 결과 브랜드마다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페인 함량이 가장 낮은 곳은 매머드커피였다. 매머드커피 20온스(591ml) 제품의 카페인 함량은 2.5mg이었다. 할리스커피(레귤러, 354ml)와 엔제리너스(레귤러, 473ml) 제품의 카페인 함량은 3mg으로 낮은 편이었다. 더벤티(20온스, 591ml) 제품은 카페인 함량 26mg, 이디야커피(라지, 510ml) 와 빽다방(600ml)은 각각 23mg, 15mg으로 카페인 함량이 다소 높았다.
이밖에 △스타벅스(톨, 355ml) 10mg △메가커피(24온스, 709ml) 10.8mg △투썸플레이스(레귤러, 355ml) 10mg △컴포즈커피(20온스, 591ml) 9.2mg △파스쿠찌(레귤러, 385ml) 5mg △탐앤탐스(그란데, 470ml) 6.08mg 등으로 나타났다.
식약처에 따르면 1일 성인의 카페인 권장량은 400mg이며 임산부는 300mg 이하다. 디카페인 커피 1~2잔은 매일 물처럼 마셔도 큰 문제는 없는 수준이다. 다만 개인에 따라 카페인에 대한 민감도가 다르고 커피 브랜드마다 함량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음용 시 주의가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