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본격적인 장마철을 맞아 꿉꿉한 날씨가 이어지며 건조기 구매를 위한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관련 업계선 1인 가구의 가파른 성장 추세에 맞춰 콤팩트(소형)한 제품을 앞세워 수요 공략에 나선 분위기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올해 장마는 지난달 25일부터 시작돼 이달 중순까지 약 한 달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올해 장마는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 대비 0.5도 이상 올라가는 현상인 엘니뇨 등으로 인해 예년 보다 많은 강수량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통상 장마가 시작되면 습한 날씨로 인해 빨래 후 세탁물을 건조해도 냄새가 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한다. 이에 따라 이러한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건조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전자랜드(대표이사 김찬수)의 제습 가전 판매량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달 1일부터 18일까지 건조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장마철 꿉꿉한 실내 공기로 인해 빨래 마르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마른 빨래에서도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 냄새로 고생했던 소비자들이 지난달부터 건조기를 구매해 이를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달 들어 건조기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에 가전업계에서는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며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히고 있다. 특히 올해는 늘어나는 1인 가구 추세에 발맞춰 콤팩트한 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발간한 '2022 행정안전통계연보'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1인 가구는 946만1695가구로 전체 가구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주거 공간이 다소 협소한 1인 가구 특성상 소형 가전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크다는 점이 반영된 것이다.
제품 크기는 줄였지만,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일 다양한 기능을 탑재해 소구 포인트는 충족했다.
위닉스(대표이사 윤희종·윤철민)는 최근 신제품 '컴팩트 건조기 플러스'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표준 2.5kg, 최대 4kg 건조용량의 의류건조기로 제품의 크기가 작고 배수관 설치 등이 필요 없어 공간의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위닉스 측은 세탁량이 적고 설치 공간이 협소한 1인 가구를 위해 신제품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크기만 작은 것이 아닌 '의류케어' 코스를 새롭게 적용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였다. 의류케어 코스는 입던 옷에 붙어있는 각종 먼지와 냄새, 습기 제거에 도움을 주는 기능이다.
삼성전자(대표이사 한종희·경계현)는 지난 4월 세탁기·건조기 일체형 제품 '비스포크 그랑데 AI 슬림' 모델을 출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스포크 그랑데 AI 슬림은 세탁기 13kg, 건조기 10kg의 콤팩트한 사이즈에 직렬·병렬·단독 설치가 가능해 1인 가구나 신혼가구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쾌속세탁·쾌속건조' 기능을 탑재한 것이 눈에 띈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소량의 세탁물은 1시간 안에 세탁부터 건조까지 모두 가능해, 소량의 세탁물을 자주 빨래해야 하는 여름철에 특히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앳홈(대표 양정호)은 자사 프리미엄 미니 가전 브랜드 미닉스의 미니 건조기에 텐저린 오렌지, 써니 옐로우, 시티 블루 3가지 신규 색상을 추가하며 수요 공략에 나섰다.
미닉스 미니 건조기는 최대 용량이 3kg, 제품 무게는 17kg 수준인 콤팩트 제품이다. 건조, 탈취, 살균, 의류관리까지 모두 가능한 올인원 제품으로 입소문을 타며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예년보다 비가 많이 올 것이란 예보가 이어지며 건조기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며 "과거 건조기는 '클수록 좋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엔 1인 가구 증가로 소형 제품이 주목 받고 있으며, 이 같은 트렌드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