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장용준 기자 | 최근 서울시가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저층 주거지를 하나로 묶어 대단지로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는 '모아타운' 정비방식을 활성화하고 있다. 이에 주요 건설사들도 모아타운 사업에 자사의 아파트 브랜드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기존 소규모 정비사업 수주와 함께 주변 사업지들을 하나로 묶어 거대한 브랜드타운을 형성할 수 있다는 기대다.
서울시가 모아타운 사업 대상지를 2026년까지 100곳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달 28일부터 '모아타운 대상지 선정 공모'를 공고하고 2025년 6월까지 수시 신청에 들어갔다.
시는 지난해 3월 모아타운 첫 공모 이후 현재 65곳을 대상지로 선정했는데, 그동안 특정 기간에만 받았던 모아타운 신청을 각 자치구가 대상지별로 신청 요건을 갖춰 시에 접수하면 수시로 개최되는 선정위원회를 통해 심사한 뒤 선정 여부를 통보하는 형식으로 바꾼 것이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열악한 주거 환경의 저층 주거지 문제를 해소하고 안정적 주택 공급을 위한 모아타운 대상지 발굴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같이 서울시가 모아타운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자 관심을 가지는 주요 건설사들도 나오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건설사는 DL건설이다. DL건설은 지난달 11일 '서울 중랑구 면목역6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했다. 앞서 지난해 8월 같은 모아타운 구역 내 면목역2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 같은해 11월 면목역4구역 가로주택사정비사업을 잇따라 수주한 바 있어 'e편한세상' 브랜드타운을 조성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지난해 7월에 서울 성북구 석관1-7구역 가로주택 정비사업을 수주하면서 기존에 시공권을 획득한 석관1-3구역을 잇는 브랜드타운을 형성하겠다는 의지를 일찌감치 보여 왔다.
DL건설 관계자는 "핵심 사업인 주택 분야의 역량을 바탕으로 도시정비사업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수주 증대로 서울시 모아타운 형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앞선 건설사로는 코오롱글로벌이 꼽힌다.
코오롱글로벌은 이미 2020년부터 2021년에 걸쳐 모아타운 1호인 서울 강북구 번동 1~5구역을 차례로 수주한 바 있다. 이어 지난해 번동 6구역까지 석권하면서 남은 번동 7~9구역까지 노리는 모양새다. 코오롱글로벌은 번동 모아타운을 '하늘채' 브랜드타운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올해에도 지역주택조합과 공동개발을 기조 삼아 고수익을 올리고 도정사업을 확대해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 밖에도 현대건설은 지난해 소규모주택정비사업 가운데 '서초구 방배삼호아파트 12·13동 가로주택정비사업' 수주에 성공하면서 자사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 적용을 제안하기도 했다. 앞서 2021년 '대치선경3차아파트 가로주택정비사업'과 '대치 비취타운 가로주택정비사업' 수주를 통해 이미 '디에이치'를 적용해 각각 '디에이치 대치역' '디에이치 삼성역'을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올해 모아타운 수주에 성공할 경우 '디에이치' 적용에 나설지 관심을 끌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모아타운으로 선정된 금천구 시흥5동 수주전에 현대건설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총 8개 구역 2500여가구의 대단지 형성이 가능하다는 이유다.
서울시 모아타운의 경우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보니 인센티브도 많은 데다 단일 건설사가 시공권을 획득할 경우 브랜드타운 형성이 가능하다. 이에 사업성을 키울 수 있는 커뮤니티 형성과 고급화 전략이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아타운의 경우 기존 재개발처럼 규모를 키울 수 있어 한 건설사가 집중적으로 수주에 성공할 경우 브랜드타운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며 "층수제한이라든지 여러 규제들이 서울시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점도 사업성에서 큰 점수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