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안민희 기자 | 화장품 브랜드 더바디샵의 밸런타인데이 이벤트가 공정성 논란 끝에 결국 취소됐다.
더바디샵은 공식 SNS 계정을 통해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의 주역 조규성(전북 현대)을 앞세워 밸런타인데이 이벤트를 지난 6일 진행했다.
브랜드 측은 지난 1일 게시된 영상을 시청 후 힌트를 찾아 퀴즈의 정답을 맞힌 이용자 중 5명을 무작위 추첨한다고 예고했다. SNS 태그로 '더바디샵'을 추가한 게시물을 작성하거나 친구 소환, 스토리 공유 등을 하면 당첨 확률이 높아진다며 참여를 유도했다. 당첨자에게는 조규성과의 만남, 사인볼을 선물할 것을 약속했다.
지난 14일 더바디샵이 당첨자명단을 공개하면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5명의 당첨자 중 4명이 더바디샵 공식 계정 팔로워가 아니고 퀴즈 댓글도 정확하게 작성하지 않아, 이벤트 참가 자격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더바디샵 측이 요구한 조건을 제대로 맞추기 위해 제품 구매와 댓글을 단 팬들은 대부분 당첨자에서 제외됐다. 대신 팔로워가 많은 인플루언서가 당첨자로 선정됐다. 이 사실이 커뮤니티를 통해 밝혀지면서 소비자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최초 이벤트 당첨자 선정 과정에 의문을 제기한 A씨는 지난 14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5명의 당첨자 중 인플루언서 4명은 단 한 명도 스토리 공유를 하지 않았다"며 "정성스럽게 채워진 타 참여자들의 댓글과 비교했을 때 당첨자들의 댓글은 매우 간결했다"고 당첨자들의 공통점을 설명했다.

대부분 퀴즈 참가자들은 댓글 정답으로 '화이트 머스크 조규성 PICK 어스러브세트 화이트' 등 제품 전체 이름을 작성한 반면, '인플루언서' 당첨자들은 '화이트머스크'라는 댓글만 성의없이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이 확산하자 더바디샵은 지난 15일 저녁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입장을 내고 "인플루언서들이 당첨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우연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전문 프로그램을 사용해 무작위로 이루어진 추첨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더바디샵 측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논란이 계속되자 더바디샵은 같은 날 저녁 SNS 계정에 두 번째 공지를 올리고, "친구소환, 해시태그, 인스타 스토리 등을 업체가 확인하지 못한 점은 인정한다"며 "공정한 이벤트 진행을 위해 5명을 더 추첨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또한 더바디샵은 모든 추첨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공유하겠다고 설명했다. 재추첨 결과 발표 시점은 16일 정오로 공지했다.
이처럼 더바디샵이 진화에 나섰음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상에서 소비자들의 불만은 지속적으로 확산했다.
이에 더바디샵은 16일 10시 35분경 기존 공식 SNS계정에 올렸던 공지를 모두 내리고, 대신 공식 사과문을 게시했다.
더바디샵 측은 이를 통해 "이번 이벤트의 미숙한 진행으로 참여자에게 실망을 안긴 점 머리 숙여 사죄한다"며 "당첨자 추첨 과정에서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한 친구 소환, 해시태그, 인스타스탬 스토리 게재를 모두 이행해 준 참여자들의 정성스러운 글을 하나하나 확인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또한 "팬들의 마음은 모두 간절했을 텐데, 그 마음을 깊이 헤아리지 못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행사는 (조규성 선수 측) 소속사와 논의 끝에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더바디샵 측은 향후 이벤트 참여자 모두에게 직접 연락해 사과를 전할 방침이다.
다만 사과 이 외에 어떻게 인플루언서들이 당첨 대상으로 선정됐는지에 대한 정확한 경과 설명은 없었고, 재발방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겠다는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