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백정완호, 주택공급목표 줄이고 현장‧해외 경영 강화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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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백정완호, 주택공급목표 줄이고 현장‧해외 경영 강화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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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완 대우건설 대표는 올해 해외사업과 공공사업 등을 강화했다.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는 올해 해외사업과 공공사업 등을 강화하고 있다.

컨슈머타임스=장용준 기자 | 올해 취임 2년차에 접어든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은 1963년생 토끼띠 CEO다. 전통적으로 주택 강자 이미지가 강한 대우건설의 수장을 맡아 지난해 한남2구역 재개발 등 15곳의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하면서 수주 5조클럽을 달성할 만큼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부동산 경기침체와 미분양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기존 주택공급계획의 절반을 조금 넘는 1만8000호를 분양 목표를 대폭 줄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기존 사업본부의 수주·영업조직 중심 개편과 함께 공공영업 조직을 CEO 직속으로 편제하는 '현장' 최우선 경영을 이루고, 공공공사 적극 참여 등의 해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사업 또한 중흥그룹과 이인삼각으로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5일 대우건설의 "(2022년) 4분기 예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5% 증가한 3조원, 영업이익은 3.3% 감소한 1975억원으로 시장기대치와 유사할 전망"이며 "토목 및 플랜트 부문의 매출 고성장이 이어졌고, 베트남 2차 빌라 매출이 반영되면서 매출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어 "지난해 신규 수주는 약 13조원으로, 연간 목표인 12조2000억원을 초과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택 분양공급은 17678세대로, 2020년(3만3148세대), 2021년(2만8344세대)와 비교해 크게 줄었다"고 분석했다.

송 연구원은 "올해도 주택사업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도시정비 위주 분양이 예상돼 분양 공급이 감소할 수 있다"면서 "4분기 실적발표에서 제시될 2023년 경영 계획에서 신사업 추진 등 주가 회복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전망했다.

지난 19일 대우건설 관계자는 "올해 우리의 주택공급 목표는 1만8000호가량"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지난해까지 매년 3만호가량을 공급목표로 삼은 것에 비해 거의 절반 정도의 수준이 아니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연간공급목표가 예년에 비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전년도 주택공급이 1만7678가구였던 것을 생각하면 좀 더 현실적인 계획"이라며 "지난해에 밀린 분양공급치와 올해 신규 공급대상까지 합치면 대략 1만8000호가 된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와 대우건설 측 설명을 종합하면 올해 대우건설은 기존 주택공급 강자의 이미지를 유지하는 것보다 실리 경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백정완 사장은 지난 3일 신년사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자금경색에 대한 경고가 계속되고 있고 소비심리와 투자시장은 급격히 얼어붙으며 전례 없는 어려운 사업 환경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환경 변화에 따라 계속되는 기술의 발전은 매 순간 산업의 판도를 바꿔 나가며 기업의 시장 예측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우려를 보인 바 있다.

이날 백 사장은 올해 △유동성 리스크 관리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운영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철저한 사전 준비 등의 3가지를 강조했다.

"미분양‧입주 리스크 최소화 및 유동성 극대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적극 검토해 금융시장 경색이라는 이번 파고를 지혜롭게 넘기자"는 언급도 나왔다.

백 대표와 이인삼각 해외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왼쪽)은 지난해 베트남 빈즈엉 부성장을 접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

무엇보다 국내 주택시장에서는 앞으로 급격한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해외에서 양질의 프로젝트를 수주한다면 회사는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든든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세계 일류 건설사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우건설은 전략기획본부 산하에 '해외사업단'을 신설한 지난해말부터 해외사업 수주 확대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는 개발사업에 강점을 갖고 있는 중흥그룹과의 시너지도 염두에 둔 것으로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과 백 사장은 베트남에서 하노이 스타레이크 시티 도시개발 사업 등을 진행하고, 이라크, 나이지리아 등에서 파이프라인 수주를 위해 발로 뛰었다. 아울러 폴란드와 체코, 사우디에서의 원전 수주까지 해외 비즈니스를 확대해 왔다.

아울러 대우건설의 주목할 만한 또 다른 변화는 공공공사 수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12일 국토교통부를 통해 발표된 국내 초대형 인프라 사업인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 4공구(재정구간)'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민간투자사업구간' 입찰에서 실시설계적격자 및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 4공구(재정구간)는 서울 영동대로 학여울역 교차로에서 영동대교 남단에 이르는 구간으로 터널, 지하차도, 출입시설 및 지상구간 확장을 진행하는 공사다. 총 공사비 3639억원 규모로 예정이며 2028년 하반기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 사업비 3조8421억원으로 추산되는 GTX-B노선 민자사업구간은 인천시 인천대입구역부터 경기 마석에 이르는 총 82.7㎞의 철도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번에 국토부에서 발표한 민자사업은 인천대입구역~서울 용산, 남양주 별내~마석에 이르는 총 62.8㎞를 신설 및 개량하는 사업이다. 민자사업구간 중 신설구간은 인천대입구역에서 서울 용산역까지 39.9㎞이며, 남양주 별내~마석 구간은 기존 경춘선을 개량할 예정이다. 서울 용산역에서 상봉에 이르는 19.9㎞ 정도의 사업은 재정구간으로 향후 추진될 예정이다.

동부간선도로지하화4공구(붉은색 표시 구간).
동부간선도로지하화4공구(붉은색 표시 구간).

대우건설은 GTX-A노선 참여에 이어 GTX-B 노선에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신한은행, 대우건설 등이 출자하며, 대우건설을 시공주간사로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DL이앤씨 등 18개 건설사가 시공을 담당할 예정이며, 2024년 착공, 2030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말 조직개편에서 공공공사 수주 확대를 위해 공공영업 조직을 CEO 직속 편제로 배치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짧은 기간 동안 발주처 협력을 강화하고 공공부문 수주역량을 키웠다는 평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금리와 원자잿값 인상에 이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축소 등 자금 조달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우건설은 새주인(중흥그룹)을 맞아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백 대표가 민간을 넘어 공공사업과 신사업, 해외사업 등에 승부수를 거는 것은 오히려 지금은 모험이라기보다 정해진 수순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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