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출' 늘린 웰컴저축은행, 연체율 상승에 '고심'
상태바
'부동산 대출' 늘린 웰컴저축은행, 연체율 상승에 '고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컨슈머타임스 김하은 기자] 웰컴저축은행이 외형성장을 위한 포석으로 기업대출을 확대한 가운데 부동산 업종 신용공여액 연체율이 상승해 건전성지표에 '적신호'가 켜졌다. 금리인상기 속 부동산 여신 포트폴리오가 민감해진 상황에서도 무리한 부동산 대출 영업에 나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실정이다.

웰컴저축은행의 1분기 사업보고서에서 부동산 업종별 신용공여액은 1조6543억원으로 전년 동기 8542억원 대비 200%가량 증가했다. 액수로는 8000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웰컴저축은행은 최근 3년간 기업대출을 확대해 왔다. 2019년 9149억원이었던 기업대출잔액은 2020년 1조2860억원, 2021년 2조3466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올해 1분기에는 2조7001억원까지 불어나며 가계자금 대출잔액 2조3415억원보다 3586억원 증가한 수치를 나타냈다.

상위 저축은행들은 지난해부터 부동산 대출에 나선 상황이다. SBI·OK·한국투자·페퍼 등 이들 은행의 부동산 업종별 신용공여액은 총 6조9262억원으로 7조원에 육박했다.

웰컴저축은행의 경우도 올 1분기 전체 기업대출 중 56.5%가 부동산담보대출로 확인됐다. 기업대출 중 부동산업종 대출 잔액은 △2019년 2546억원 △2020년 5447억원 △2021년 1조210억원 등으로 매해 2배 가까운 수준으로 증가했다.

문제는 타 저축은행과 달리 웰컴저축은행만 연체율 상승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웰컴저축은행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OK저축은행의 지난 1분기 부동산 업종별 신용공여 관련 연체율은 2.07%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4%대비 0.57%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SBI저축은행의 연체율은 0.73%로 1.15%포인트 낮아졌다.

하지만 웰컴저축은행의 동 기간 연체율을 살펴보면 0.97%로 작년 동기 0.54%보다 0.5%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액수로 따지면 161억원으로 3배 이상 확대된 수치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경우 1분기 기준 연체율이 0.01% 수준이지만 액수로는 80억원으로 전체 연체액의 절반을 차지했다. 요주의이하여신비율도 올해 1분기 39.2%로 경쟁사 대비 높은 수준으로 나왔다.

한국기업평가는 웰컴저축은행이 부동산 관련 대출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대출 실행부터 요주의로 분류되는 여신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일각에선 금리상승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하방 압력이 예고됐음에도 웰컴저축은행의 지속적인 부동산 대출 영업 확대가 되레 부메랑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저축은행업계는 지난 2011년 부동산 PF 부실로 대규모 폐업 사태를 초래한 바 있다. 이후 금융당국도 관련 사태의 재발방지를 위해 부동산 신용공여에 대해선 취급 한도를 부여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역시 최근 저축은행 CEO와의 만남에서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라 저축은행들의 부동산 신용공여에 대한 감독과 지도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못 박았다. 웰컴저축은행이 빠른 외형성장을 위해 부동산 업종 대출 확대에만 기댈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모든 금융사에서 연체율이 '0'일 수는 없다"며 "경기를 타는 부동산업 대출 특성상 현 상황에선 자체적으로 연체율 관리를 잘 해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부동산 대출 확대에 나갈 계획이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은행은 필요한 자금을 업종별 적재적소에 공급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부동산 업종에 자금이 필요하다면 은행 입장에선 필요한 곳에 자금을 공급해주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