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 곽호성 기자] 이병래 한국공인회계사회 대외협력부회장이 윤석열 정부 초대 금융감독원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에게 금융권과 경제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대전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행정고시 32회 출신으로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 국장, 금융정보분석원 원장,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등을 역임했다.
금융권에선 실제로 이 부회장이 금감원장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최근 금감원장을 검찰 출신이 맡을 것이란 예상이 나왔었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본래 금감원장은 금융 전문성을 가진 인사가 맡는 것이 적합한 자리이고 금융위원회나 기획재정부 등과 활발히 소통해야 하므로 금융 관료 출신이 맡아야 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금융권 주변에선 새 정부에서 검찰 출신들이 요직을 많이 맡으면서 '검찰공화국'이란 말까지 나온 것이 이번 금감원장 인선에 영향을 줬을 것이란 말도 나온다. 아울러 행시 8회, 경제 관료 출신 한덕수 총리 체제가 들어선 것도 영향이 있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 부회장이 졸업한 대전고는 충청권의 최상위권 명문고였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사장, 박재식 전 저축은행중앙회 회장 등이 대전고를 졸업했다.
이 부회장은 서울대 무역학과 출신이다. 하영구 블랙스톤 한국법인 회장,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이 동문이다. 서울대 무역학과는 1985년에 국제경제학과로 이름을 바꿨다.
그는 금융 IT에 관심이 많아 예탁결제원 사장 재임 시절 △전자증권시스템 안착 △전자투표시스템 고도화 △핀테크 도입 등에 힘을 기울였다.
아울러 국제 업무도 많이 처리했다. 2010년 몽골 중앙은행총재 자문관으로 파견됐었고 금융정보분석원장으로 일할 때 자금세탁 차단 국제 공조를 추진했다. 예탁결제원 사장으로 일할 때도 아시아태평양 중앙예탁기관협의회(ACG) 의장을 맡는 등 활발한 해외 활동을 했다.
금융권에선 이 부회장이 부드러운 소통형 리더이기 때문에 금감원 임직원들을 잘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 횡령 사건이 있었고 정은보 금감원장이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임을 감안하면 금감원 임직원들의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는 민주적 리더십을 가진 인물이 금감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한편 금융권과 경제계 인사들은 새 금감원장이 해야 할 일로 △소신있는 임무 수행 △금융시장 상시적 모니터링 △금융소비자 보호 등을 꼽았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새 금감원장이 해야 할 일에 대해 "금융소비자보호와 금융건전성 규제 사이의 이해충돌 방지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오인 경실련 경제정책국장은 "금융감독원은 금융시장의 파수꾼이다. 최근 주식시장, 코인시장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제도권 금융 역시 금융소비자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다"며 "따라서 금융위와 정치권, 민간기업들로부터 흔들리지 않고, 정기검사와 수시검사 등을 통해 문제가 드러나면 이를 시정시키고,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도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시정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