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오후 일산 킨텍스 특설링크. 리듬체조 유망주 손연재(광장중)가 애니메이션 '아이스맨'의 주제곡 '워킹 인 디 에어'를 배경으로 유연한 춤사위를 보여주는 것으로 막을 연 아이스쇼 'KCC스위첸 페스타 온 아이스 2009'는 곧이어 순백 드레스의 김연아의 등장과 함께 열정의 180분을 예고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히트곡 '더 포인트 오브 노 리턴'의 장중한 선율에 맞춰 김연아가 자신의 장기인 이나바우어에 이은 더블 악셀을 뛰자 장내는 열광의 도가니로 바뀌었다.
곧이어 어두운 무대 뒤편에서 김연아의 듀엣 파트너 스테판 람비에(스위스)가 모습을 드러내자 또 한 번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김연아와 람비에는 1분5초의 짧은 시간에 오페라 유령의 주인공 크리스틴과 팬텀으로 변신해 애절한 사람의 감정을 표현했고, 김연아와 람비에가 두 손을 잡고 활주하는 동안에는 '부러운 탄식'이 관중석에서 쏟아졌다.
공연 초반 서정적인 연기를 펼쳐보인 김연아는 1부 마지막 피날레 무대에서는 '캣우먼'을 연상시키는 요염한 안무와 의상으로 관객의 눈을 동그랗게 만들었다.
지난 2007년 분홍색 배꼽티를 입고 귀여운 소녀의 발랄함을 연기했던 김연아는 2년 만에 성숙함과 섹시미가 묻어나는 강렬한 분위기로 변신을 시도했다.
암전된 무대에 강렬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등장한 김연아는 팝스타 리한나의 히트곡 '돈 스톱 더 뮤직'의 힘찬 비트에 맞춰 손끝 연기가 살아있는 강렬한 댄스를 선보였다.
더블 악셀로 분위기를 띄운 김연아는 트리플 살코에 이어 또 한 번 더블 악셀을 뛰었지만 싱글로 처리하자 실수에 멋쩍은 듯 살짝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평소 보기 힘들었던 스플리트 점프와 어깨는 물론 길게 묶은 머리채까지 활용한 김연아의 연기에 7천여 관중은 박수를 멈출 수 없었다.
김연아는 2부 공연에서도 마지막 연기자로 나서 인기가수 빅마마가 직접 무대에서 부른 갈라쇼 프로그램 '골드'에 맞춰 연기를 펼쳤고, 앙코르 요청에 이번 시즌 여자 역대 최고점을 일궈낸 쇼트프로그램 '죽음의 무도'의 마지막 스텝과 스핀 연기로 화답했다.
한편 이번 공연은 '커튼콜'이라는 콘셉트답게 화려한 볼거리와 참가 선수들의 열정적인 연기로 팬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1부 마지막 순서에 연기를 끝낸 김연아를 비보이들이 납치(?)하려고 하자 조니 위어, 제레미 애보트, 애덤 리폰(이상 미국), 스테판 람비에 등 남자 스케이터 4명이 은반 위에서 비보이들과 한바탕 '댄스 배틀'을 펼쳐 구출하는 장면은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이번 공연은 25일과 26일 오후 5시부터 일산 킨텍스에서 두 차례 더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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