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파업결의…'하투' 달아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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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파업결의…'하투' 달아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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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09년 05월 20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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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산하 대규모 노조들이 최근 잇따라 파업을 결의하면서 이른바 `하투(夏鬪)' 분위기가 서서히 고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총파업 분위기가 아니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던 민주노총은 대전의 화물연대 사태를 기점으로 당초 6월말로 예정했던 총파업을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비정규직법 개정안 등 민감한 노동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민노총과 정부의 대화 루트는 사실상 단절됐다는 점에서 올해 하투가 어느 때보다 강경모드로 흐를지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 줄잇는 파업결의 = 20일 현재 파업을 공식적으로 결의한 민주노총 산하 대규모 노조는 화물연대와 건설노조다.

건설기계 1만8천명, 토목건축 3천400명, 타워크레인 1천800명 등 2만5천여명으로 구성된 건설노조는 오는 27일 상경해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다.

요구사항은 특수근로형태종사자들의 노동기본권 보장, 고용안정대책 마련, 건설기계 수급조절 등 법ㆍ제도 시행, 건설현장 안전보건 강화 등이다.

1만5천여명의 화물차주로 구성된 화물연대도 지난 16일 대전에서 열린 조합원 총회에서 노동3권 보장과 대한통운 계약 해지자들의 복직 등을 요구로 내세워 총파업을 결의했다.

화물연대와 건설노조는 특수고용직노동자 문제를 공유하는 만큼 집단 운송거부(총파업)와 건설현장 마비를 연계시켜 파업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쌍용자동차 노조는 사측의 2천405명 정리해고 계획에 반발해 이미 지난달 말부터 부분 파업에 들어갔고 노조간부 3명은 굴뚝에서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속노조는 이날 중앙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오는 27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본격적인 파업 수순에 돌입할 계획이다.

금속노조 역시 사측과 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완성차 4사 노조들과 쟁의행위 일정을 조율해 투쟁력을 배가할 방침이다.

이밖에 철도노조도 철도선진화 분쇄, 공공철도 강화, 노조탄압 중지 등 요구를 내걸고 다음달 10일 투쟁계획을 선포할 예정이다.

◇`등 떼밀리는' 민노총 = 올해 하투는 과거와 다소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는 모습이다.

하투는 통상적으로 민주노총의 지침에 따라 각 산별노조가 일정을 맞춰가면서 서서히 가열되는 양상을 띠었지만, 올해는 산하조직이 앞서고 총연맹이 뒤따르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달 말 "현장을 돌아보니 총파업 분위기가 아니다. 노동 운동가들이 많이 이성적으로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언급, 올해는 하투를 생략할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화물연대 간부 박종태씨의 자살사건과 관련해 지난 16일 대전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서 "6월로 예정된 총파업을 최대한 앞당기기로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투쟁모드'로 급선회했다.

취약 노동계층인 특수고용직이 전면에 나선 상황에서 총연맹이 뒷짐만 지고 있었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게 노동계 안팎의 분석이다.

특히 경제위기의 1차 피해자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불안과 쌍용자동차 2천400여명 노동자의 정리해고 문제도 민노총으로 하여금 총파업의 길을 선택하도록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민감한 노동현안 수두룩 = 각 산별노조의 개별적 입장을 떠나 노동계 전반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노동정책들도 적지 않다.

당장 6월 임시국회에서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비정규직법 개정안의 처리가 본격 논의될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고용기간 연장 방안이 `비정규직 보호법'의 입법취지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비정규직만 양산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비난해왔다.

이와 관련, 민노총은 19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달한 노정교섭 요구안에 비정규직법 개정의 중단을 적시하고, 정부가 이를 포함한 5대 요구에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총파업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최저임금법 개정과 파견허용 업무범위를 확대하는 파견 근로자법 개정, 근로시간과 임금, 해고 등 규제를 완화하는 근로기준법 개정 등 입장차를 좁히기 힘든 정책들도 노사안정을 위협하는 복병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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