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 흑자율 사상 최고…코로나 시대 슬픈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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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계 흑자율 사상 최고…코로나 시대 슬픈 자화상
  • 인터넷팀 admin@cstimes.com
  • 기사출고 2021년 03월 22일 10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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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 크게 줄어 '불황형 흑자'…"추후 보복소비 폭발할 수도"
텅 빈 명동거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해 아이로니컬하게도 가계의 흑자 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의 재난지원금으로 가계의 소득은 가까스로 플러스로 돌려놨지만 경제주체들이 위기 상황에서 지출을 급속히 줄이면서 나타난 이른바 '불황형 흑자'였다.

통계청의 가계동향 조사 결과를 21일 보면 지난해 전국가구(2인 이상)의 흑자율은 1분기 32.9%, 2분기 32.3%, 3분기 30.9%, 4분기 30.4%로 모두 30%를 넘었다.

통상 가계동향은 전년 동기와 비교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에 매 분기 사상 최고 흑자율을 기록했다는 의미다.

흑자율은 가계가 벌어들인 돈에서 소비와 지출을 하고 남은 돈의 비율을 의미한다.

지난해 가계의 흑자가 늘었던 것은 더 벌었다기보다는 안 써서 혹은 못 써서 발생한 결과, 즉 불황형 흑자의 결과다.

상명대 유경원 교수는 최근 '과거 경제위기와 코로나19 확산기의 소비지출 패턴 비교' 보고서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가계에선 소득 감소보다 소비 감소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소득 감소에 대한 두려움이 클수록 소비 지출 폭은 커지게 된다. 현재 소득이 줄어드는 데 따른 기계적인 지출 감소와 미래 소득의 불안정성을 대비한 예비적 저축 수요가 더해지면서 지출이 더 크게 위축되는 것이다.

역사적 경험으로 보면 위기 때 비축된 흑자는 위기에서 탈출 후 폭발적인 소비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보복소비다.

유경원 교수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증가한 유동성과 이로 인한 자산시장 과열 속에서 움츠러든 소비와 저축이 어떤 식으로 발현될지에 따라 경제 움직임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소비지출의 진폭이 커지고 경기 변동도 급격해질 우려가 있다"고 내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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