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보다 싼 신용대출…정부, 신용대출도 규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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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보다 싼 신용대출…정부, 신용대출도 규제하나
  • 임이랑 기자 iyr625@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8월 19일 0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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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인터넷은행 신용대출 경쟁에 금리 역전현상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 임이랑 기자] 초저금리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금리보다 신용대출 금리가 더 낮은 상황이 벌어졌다. 은행권에서는 집을 담보로 잡은 주담대 금리보다 신용대출 금리가 더 낮은 것을 이례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신용대출 금리가 주담대 금리보다 낮기 때문에 대출 받은 자금 대부분이 부동산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은 연휴직전인 지난 14일 신용대출 금리가 연 1.74~3.76%로 집계됐다. 이는 신용등급과 대출금액에 따라 금리 차이는 존재한다.

이와 달리 주담대는 연 2.03~4.27%로 신용대출 금리보다 높은 상황이다. 과거 지난해 5대 시중은행 신용대출의 금리는 연 2.38%~43.6%, 주담대가 2.15~4.85%였다.

이처럼 신용대출이 주담대 금리를 역전한 배경에는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하 조치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신용대출은 주담대보다 기준금리 인하가 더 빨리 반영된다.

실제 은행들이 신용대출 기준금리로 삼는 금융채 6개월물의 금리는 1년 전보다 0.791%p 하락했지만 주담대 등에 사용되는 금융채 5년물은 같은 기간 0.04%p 떨어지는데 그쳤다.

여기에 주담대는 신용대출과 달리 담보 설정 비용 등 고정비가 들어가는 것도 금리 차이를 키운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공격적인 신용대출 금리 인하 경쟁도 신용대출 금리를 낮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문제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주담대를 과거보다 받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신용대출이 금리까지 낮다보니 신용대출을 받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3일 기준으로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21조 4884억원이었다. 지난달 말과 비교했을 때 9영업일 만에 1조 2892억원이 증가한 셈이다.

시중은행들은 신용대출이 주로 아파트 전세와 매매 자금에 가장 많이 쓰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최근에 활발한 '동학개미운동'에도 사용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각에선 정부가 부동산 가격 안정화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신용대출이 걸림돌 이 될 것으로 보고 신용대출에 대한 규제도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을 정부가 규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우선 신용대출의 경우 대출자금을 어디에 사용했는지 모른다. 돈에 꼬리표가 달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신용대출을 막는다면 누군가가 A지역에 신용대출로 집을 샀다면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다른 사람들은 신용대출을 통해 생활비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며 "주담대 대출을 규제하니까 신용대출로 사람들이 몰렸는데 신용대출마저 막는다면 최후의 수단으로 집값이 아닌 땅값이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현재 신용대출의 증가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금융권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신용대출을 억제하기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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