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터'제품 위생엉망 '안전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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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터'제품 위생엉망 '안전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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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페이스샵 등 변색-이물기준 無…식약청 "주의를"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더페이스샵, 미샤 등 화장품 업체들의 매장에 비치된 '테스터용' 제품의 허술한 관리실태가 도마에 올랐다.

 

제품에 이물이 묻어있거나 장기간 방치돼 변색되는 등 소비자피해 사례가 곳곳에서 포착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소비자 주의'를 당부할 뿐 후속조치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테스터제품을 관리할 만한 규정이 없다는 이유여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테스터용 제품 '변색''이물'까지…"비위생적"

 

#사례1=강모(서울시 관악구)씨는 최근 립글로스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주거지 인근의 미샤 매장을 방문했다. 매장 내의 테스터용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본 뒤 강씨는 은은한 핑크색상을 선택했다.

 

집으로 돌아와 구입한 제품을 입술에 직접 발라본 강씨는 깜짝 놀랐다. 테스터용 제품과 구입한 제품은 동일 모델임에도 확연한 색상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은은한 핑크'을 내던 테스터 제품과 달리 실제 판매된 제품은 '짙은 붉은색'에 가까웠다.

 

강씨가 재차 매장을 방문해 확인한 결과 테스터제품의 색상이 변색된 것이었다.

 

강씨는 매장 측에 문제 사실을 알렸지만 매장 직원은 "한 두 가지도 아니고 다양한 테스터 제품들을 매일 어떻게 관리하냐"고 도리어 반문했다. 

 

강씨는 "색이 바랠 정도면 제품이 '썩은 것' 아니냐""미샤 본사 관계자들도 이러한 매장관리의 실태를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례2=더페이스샵 단골 고객인 김모(서울시 마포구)씨는 최근 매장에서 불쾌한 경험을 했다. 립스틱이 필요했던 김씨는 색상 선택을 위해 테스터용 제품을 이용하기로 했다.

 

그런데 김씨가 집어 든 테스터용 립스틱에는 각종 먼지가 가득했다. 일부 테스터 제품에는 입술 각질로 보이는 이물이 묻은 경우도 있었다.

 

김씨는 "테스터용 제품이 비위생적으로 보였다""일회용 브러시 등을 이용해 제품을 사용하도록 안내하는 매장 직원들의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스킨푸드, 에뛰드하우스 등 다른 중저가화장품의 경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화장품업체 관계자들은 테스터제품 관리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인 관리규정은 밝히지 않았다.

 

더페이스샵 관계자는 "테스터제품들은 각 매장에서 관리한다""오래된 제품이나 이물이 묻은 경우 교체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매장 마다 제품 판매상황이 달라 테스터제품 교체 주기를 산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미샤 관계자는 "정해진 규정 안에서 (테스터제품을)매장 직원이 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제품 교체주기, 위생관리에 대한 직원 교육 등에 대한 기자의 세부 질문에는 "확인해보겠다"는 말 뿐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현행법상 테스터용 제품 관리규정 '전무'

 

현행법상 테스터용 제품을 관리하는 규정은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청 관계자는 "테스터용 화장품을 관리하는 기준은 없다""현 상황에서 식약청이 업체 측에 어떤 식으로 테스터 제품을 관리를 하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업체 측도 스스로 제품 관리에 신경 써야 하겠지만 소비자 스스로도 테스터 제품 사용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제품에 문제가 있다면 매장 관계자나 업체 측에 불만을 제기해 개선되게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테스터용 화장품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적지 않다.

 

한 소비자는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해 테스터 제품을 비치해 두는 것은 좋지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업체 관계자들은 테스터 제품의 위생상태가 불량하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중저가화장품업체들이 매장 늘리기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제품 관리에 더욱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업체 자체적인 관리기준은 물론 정부 차원의 관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중저가 화장품업체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더페이스샵이 1, 미샤, 스킨푸드, 에뛰드하우스가 차례로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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