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 최근 휴대폰을 분실한 A씨는 다급한 마음에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에서 '휴대폰 분실'이라고 검색했다.
A씨는 검색화면 상단에 위치한 스폰서링크를 통해 휴대폰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고 밝힌 사이트에 접속했다.
의심스럽긴 했지만 유명 포털사이트 스폰서링크 상단에 등록돼 있고, 휴대폰의 위치를 추적하면 쉽게 휴대폰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해당 서비스 이용금액인 1만원도 결제했다.
그러나 A씨는 곧 이 사이트가 사기사이트임을 알게 됐다. 휴대폰 위치 추적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 것은 물론 엉뚱한 파일공유 사이트에 가입됐기 때문이다.
A씨는 "네이버 스폰서링크를 통해 불량사이트를 접속했기 때문에 네이버 측에서 보상해 주는 줄 알았는데 관리하는 업체가 따로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네이버를 믿고 들어간 것인데 발뺌만 하니 황당할 따름"이라고 분개했다.
이처럼 대형포털사이트의 스폰서링크 내 불량사기사이트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례는 온라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불량사기사이트들이 검색광고대행사를 통해 포털로 전송되고 있지만 포털들은 피해예방보다는 실제 피해가 발생할 경우 해결조치를 취하는 수준의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 포털 "대행업체 따로" '발뺌'
네이버, 다음을 비롯해 네이트, 야후, 파란, MSN 등 국내 포털사이트들은 인터넷 검색 사용자가 특정 키워드를 검색할 경우, 검색결과가 상단에 노출되는 스폰서링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포털이 관리하는 것이 아닌 검색광고대행사인 오버추어코리아가 관리∙감독하는 파트너사들로 이루어져 있다.
인터넷 사용자가 스폰서링크를 통해 사이트를 방문할 경우 해당 사이트가 오버추어 측에 클릭당 비용을 지불하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이 같은 운영방식 때문에 소비자들이 포털 검색을 통해 사기사이트에 접속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포털들은 소비자들의 피해 책임을 검색광고대행사로 떠 넘겼다.
네이버 관계자는 "스폰서링크에 대한 책임은 검색광고대행사에 있어 모니터링을 따로 하지 않는다"며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네이버를 통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대행사에 피해사례를 전달하고 피해당사자의 빠른 처리를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관계자도 "스폰서링크 관련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검색광고대행사가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고객센터로 문의하면 검색광고대행사와 연결해 제 2의 피해자 방지를 위해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네이버와 다음 관계자 모두 피해사례가 발생하면 해당사이트 폐쇄나 내용삭제 등을 검색광고대행사에 요청한다는 부연도 덧붙였다. 이는 포털 차원의 스폰서링크 관리감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 오버추어코리아, 파트너사 선별 '미흡'
오버추어코리아 측의 관리에도 구멍은 있었다. 스폰서링크에 등록되는 업체들이 오버추어코리아 내 모니터링이나 자체적인 업체조사 없이 별도의 자사 프로그램만을 이용해 선별되고 있었다.
오버추어코리아 관계자는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파트너사들이 관리 되고 있다"며 "문제가 있는 사이트들은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걸러 지기 때문에 별도의 선별 과정 없이 스폰서링크 서비스가 진행된다"고 말했다
불량사기사이트들이 비용만 지불하면 손쉽게 포털로 진입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추론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와 관련 소비자들의 피해가 양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통신위원회는 상황파악에 미흡한 기색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허위, 과장 광고나 범죄 목적을 가지고 운영되는 광고들에 대해 유통을 금지하고 있다"며 "심의 통해 문제된다고 판단하면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스폰서링크의 경우 인터넷 광고로 볼 순 있지만 허위, 과장 광고나 범죄 목적의 광고라고 단순 처리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며 "정보통신관련법에 정보제공자의 신뢰도에 대한 것은 없어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관계자들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포털차원의 관리 강화와 정부의 규제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관계자는 "포털이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잘못된 정보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기도 하다"며 "정보 관리에 대한 정부차원의 규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반인중 스폰서링크가 광고인지 모르고 유명 업체가 검색돼 나온다고 생각하는 이용자들도 많이 있을 것"이라며 "이용자이 포털을 신뢰하고 이용하는 만큼 포털이 책임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관리, 감독해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