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 현대백화점이 하자상품을 자체 수리한 뒤 '이월상품' 명목으로 할인해 속여 팔다 덜미를 잡혀 빈축을 사고 있다.
그 과정에서 현대백화점은 항의하는 고객에게 '입막음' 까지 하려다가 또 다른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측은 공식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불신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 "수리했으니 새 제품"(?)
평소 새 지갑 구매를 계획했던 구모씨는 현대백화점(울산 동구지점)에서 프랑스 패션브랜드 루이까또즈 50% 할인행사 소식을 접한 뒤 한걸음에 달려갔다.
마음에 드는 지갑을 발견한 구씨는 상품을 꼼꼼히 살펴보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동전을 넣는 부분의 지퍼가 잘 열리지 않는 하자를 일으켰던 것.
이상하게 여긴 구씨는 직원에게 문의를 했다가 구매의욕만 뚝 떨어졌다. 행사제품은 하자가 있는 제품을 수리한 'B급' 제품이라는 답변 탓이다.
백화점 측의 반응은 더 황당했다. 관계자 A씨는 "제품에 문제가 있는 것은 맞으나 모두 수리 후 판매되는 것으로 문제없다"는 식으로 배짱을 부렸다.
특히 A씨는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며 자신에게 회유를 시도했다는 것이 구씨의 주장이다.
구씨는 "수리를 거친 제품은 이미 새 상품이 아니지 않느냐"며 "처음부터 고객에게 하자를 수리한 제품이라고 공지한 후 판매 했다면 상관없겠지만 사전 공지 없이 판매하는 것은 백화점이 나서서 헌 상품을 새 상품이라고 속여 파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분개했다.
그는 "조금 비싸더라도 백화점에서 구입하는 것은 백화점이 고객에게 주는 믿음과 신뢰의 대가가 아니겠느냐"며 "50% 할인은 백화점의 고객 눈속임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 현대백화점, 즉답 회피
현대백화점 본사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묻는 본보의 취재에 "확인해 보겠다"는 언급을 끝으로 연락을 끊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 새나왔다.
직장인 정모씨는 "사전 공지 없이 하자 있는 제품을 수리해 새 제품인 냥 판매한 것은 소비자 기만"이라며 "앞으로 현대백화점에서 할인행사를 하더라도 믿고 구매할 수 없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대학생 강모씨도 "현대백화점이 50% 할인으로 소비자들에게 눈가리개를 씌우고 문제 있는 제품을 판매했다니 속은 기분"이라며 "앞으로 현대백화점은 하락한 브랜드 이미지를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쏘아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