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로젠택배의 '저질' 서비스 행태가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배송지연은 물론이거니와 배송처 인근에 제품을 임의 방치하는 등 피해유형도 다양했다. 특히 일부 택배기사들은 고객들에게 욕설도 서슴지 않는 것으로 파악돼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체 측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의 '상식 밖' 반응을 보여 내부 기강 해이가 도를 넘어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새나왔다.
◆ "찾아가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하라"… 연락 '뚝'
#사례1= 안모씨는 최근 로젠택배를 이용해 김치를 배송 받기로 했다. 그런데 배송 당일 안씨가 거주하는 아파트동의 엘리베이터가 고장을 일으켰다. 안씨는 택배기사 A씨에게 "옆 동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된다"고 사정 설명을 했다.
얼마 후 A씨는 배달이 힘들다는 이유로 안씨에게 전화해 "씨X, 이런 아파트 처음 보네. 아줌마가 뭔데 이 따위 아파트에서 당당하게 택배를 시키냐. X같네"라는 등의 폭언을 퍼부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이어 A씨는 "경비실에 (김치를) 맡길 테니 찾아가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하라"고 말한 뒤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안씨는 "업체 고객센터를 통해 A씨의 언행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지만 사과의 말 한마디 듣지 못했다"고 불쾌해 했다.
#사례2= 김모씨는 지인이 로젠택배를 통해 보낸 택배를 도착예정일이 지나도록 받지 못해 의아해 했다. 배송이 지연된 이유에 대한 설명은커녕 아무런 연락조차 받지 못했다.
김씨는 업체 측에 배송지연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제기했고, 그제서야 지인이 보낸 제품을 받아볼 수 있었다.
김씨는 "앞으로 로젠택배는 이용하지 않겠다"며 얼굴을 찌푸렸다.
#사례 3= 로젠택배를 자주 이용하는 박모씨는 택배서비스를 이용할 때 마다 느끼는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택배기사가 택배 수령인인 자신과 아무런 상의도 없이 택배 물품을 경비실에 맡기거나 집 앞에 두고 가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물품 분실 등이 염려된 박씨는 고객센터를 통해 몇 번이나 이 같은 문제를 지적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
박씨는 "주변에서도 이 회사는 무책임하고 고객센터 연결조차 쉽지 않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며 "업체 측은 이런 식의 서비스를 제공하고도 돈을 받아가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로젠택배 서비스에 대한 불만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온라인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로젠택배' 4글자를 입력하자 불만사례가 쏟아져 나왔다. 특정 지역, 특정 시기를 가를 수 없을 정도로 피해 범주는 광범위했다.
로젠택배 측은 자사 서비스의 '우수성'만 강조할 뿐 불만사례에 대한 일체의 언급은 없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서비스 시스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서비스에 대한 대외기관의 평가도 좋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직원들에 대한 교육도 타 택배사보다 많이 한다"며 "택배기사들에게도 실무교육, 고객응대교육 등을 매주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내부적으로 문제가 없는데 서비스 불만에 대한 사례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관계자는 "(직원들)다 잘하고 있다"는 엉뚱한 답변을 내놨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실소가 새나왔다.
한 소비자는 "로젠택배가 고객들의 불만 소리에 귀를 닫은 것 아니냐"며 "고객센터를 통해 해결돼야 할 문제로 보이는 불만들이 온라인상의 카페나 블로그에 넘쳐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자사의 서비스 실태조차 파악 못하는 회사에 '서비스 개선'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인 것 같다"며 "이런 서비스 수준으로 로젠택배가 언제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