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 남양유업의 일부 유아용 먹을거리에서 최근 잇따라 이물질이 발견돼 소비자들 사이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남양유업의 아기용 이유식 맘스쿠킹 '전복과 영양쌀죽'에서는 멸치등뼈로 보이는 이물질이 발견되는가 하면 아기용 특수분유인 '호프닥터'에서는 벌레가 파 놓은 듯한 정체 모를 구멍이 발견되기도 했다.
업체 측은 제품무결성을 강조했지만 아이들이 먹는 음식안전에 대한 민감한 소비자들은 철저한 관리∙감독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 전복 이유식에서 멸치 등뼈가?
이사를 앞두고 일손이 바빠진 A씨는 남양의 '맘스쿠킹-전복과 영양쌀죽'을 아기 이유식으로 구매했다가 깜짝 놀랐다. 아이에게 해당제품을 먹이던 중 '멸치등뼈'와 흡사한 이물질이 발견된 것.
A씨는 곧바로 남양에 항의했고 업체 측은 성분분석을 위해 서둘러 해당제품을 회수해 갔다. 그로부터 한달 후 돌아온 대답은 '전복의 일부분'이라는 내용이 담긴 남양 측의 공문이었다.
이물질의 생김새 상 전혀 전복이라고는 납득할 수 없었던 A씨는 성분검사표 원본을 요구했다. 결국 문제의 이물질은 전복의 혀 부분에 해당하는 '치설'로 확인돼 일단락 됐지만 A씨는 업체 측의 부족한 세심함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A씨는 "아이가 먹는 제품에 이물질이 발견돼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물건을 바라고 항의한 것처럼 몰아가 기분이 나빴다"며 "자기들 맘대로 이물이 아니라고 결론 내어 자체 연구소에서 검사를 했다는 것은 소비자를 무시하고 우롱하는 것으로 밖에 생각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이가 설사를 하는 바람에 지인의 권유로 남양의 특수분유 '닥터호프'를 구매했던 B씨는 분유통을 개봉한 후 경악했다.
벌레가 만든 것으로 보이는 작은 구멍들이 나있었기 때문이다. 남양은 성분검사를 한다며 제품을 회수해갔지만 돌아온 대답은 '벌레가 없다'는 불확실한 답변뿐이었다.
앞서 언급한 사례들에 대해 남양유업 측은 '문제없음'에 힘을 실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우선 "분유는 가루성분으로 수분이 없어 벌레가 들어가더라도 삼투압 현상에 의해 미라형태나 가루형태로 발견될 수 밖에 없는 원리"라며 "해당 제품 조사결과 벌레나 벌레 사체로 의심되는 이물질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분유는 생산되면 바로 출고 하는 것이 아닌 2주간 공장에서 보관하며 샘플검사 후 문제가 없을 경우만 출고된다"며 "공정상 벌레가 들어가긴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분유 통 속 벌레 구멍으로 보이는 구멍들의 생성원인에 대해서는 연구 중이라 아직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걱정의 한숨만 새나왔다.
자신을 쌍둥이 엄마라고 밝힌 한 소비자는 "요즘 하도 아기용 식품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자주 접하다 보니 엄마들의 불안감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아기들에게 맘 편히 먹히고 입힐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제품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도 "아이가 먹는 제품에 수상한 점이 발견되면 기분이 언짢아지고 놀라는게 당연한 엄마 마음"이라며 "아기용 식품을 만드는 업체들이 보다 세심하게 제품을 관리 감독하는 자세로 소비자들의 떨어진 신뢰를 얻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