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국제전화 연결음에 요금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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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국제전화 연결음에 요금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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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 과금 방식 도마…'002' 등 경쟁업체는 달라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KT'황당한' 국제전화요금 과금방식이 최근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실제 통화가 이뤄지기 전 단계인 '통화연결음'에도 그간 요금을 청구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KT 측은 이러한 사실을 사전에 안내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대(對)소비자 고지의무 소홀이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KT 측은 문제의 원인을 특정 국가 통신사의 과금방식 탓으로 돌리며 책임선상에서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경쟁업체인 LG유플러스와 SK텔링크는 달라 논란이 예상된다.

 

◆ "발신 후 4초 경과, 무조건 요금 청구"

 

박모씨는 최근 KT'001' 국제전화서비스를 이용해 중국에 거주하는 지인에게 전화통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통화연결음만 울릴 뿐 상대방이 전화를 받지 않아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후 박씨에게는 국제전화요금이 청구됐다. 통화연결음만 듣다 수화기를 내려 놓은 박씨는 이러한 사실을 납득할 수 없었다.

 

KT고객센터로 불만을 제기한 박씨에게는 "발신 후 4초가 경과되면 통화 사실과 관계 없이 무조건 요금이 청구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상대방의 목소리를 듣기는커녕 통화 연결음만 울려도 국제전화 요금이 부과된다는 얘기다.

 

박씨는 '상식 밖'의 과금 방식에 할말을 잃었다.

 

박씨는 "통화 연결음만 울려도 국제전화 요금을 청구한다는게 말이 되냐""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내용을 모를 텐데 KT는 아무런 안내도 없이 부당 요금을 청구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국제전화 시장 규모는 인터넷전화를 통한 국제전화를 제외하고 약 8000~9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중 KT의 시장점유율은 약 50%.

 

'001' 국제전화서비스를 이용한 소비자 중 박씨와 유사한 피해를 경험한 잠재적 피해자수가 상당수에 이를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KT 측은 극소수의 특정지역에서만 발생하는 문제라는데 힘을 실으며 논란의 확산을 경계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일부 국가의 특정 지역에 한해 통화연결음만 울려도 과금되는 경우가 있다""해당 지역 통신사가 정한 과금 시스템이 문제"라고 해명했다.

 

이어 "실제 통화가 이뤄지기 전부터 요금을 부과하는 해외 통신사가 확인되면 국제전화 담당부서에서 공문을 보내 과금시스템 변경을 요청한다""다만 강제사항은 아니라 해당 업체가 시스템을 변경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전안내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나라별로 계약관계에 있는 소규모 업체가 너무 많아 일일이 관리하기 어렵다""이들의 과금시스템을 모두 파악하고 소비자에게 사전 안내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 KT "나라별 소규모 업체 관리 어려워"…'002', '00700'은 달라

 

반면 '002' 국제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LG유플러스와 '00700'을 운영하는 SK텔링크는 KT와 전혀 다른 입장을 내놨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해외 통신사업자가 실제 통화된 내역만 우리쪽으로 청구해 정산이 이뤄진다""단지 발신이 이뤄졌다고 과금 되는 시스템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SK텔링크 관계자 역시 "국제전화를 걸어 통화연결음이 울리는 동안에는 전화 요금이 부과되지 않는다""전 세계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앞서 "특정국가 통신사의 과금 시스템이 문제"라던 KT 관계자의 해명에 의문부호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001'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강한 불만 여론이 감지됐다.

 

한 소비자는 "국제전화 업계 1위를 달린다는 KT가 이런 식으로 소비자 뒤통수를 치냐""이유를 불문하고 통화가 이뤄지기 전 요금을 부과하는 것은 상식 밖의 행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소비자는 "상대방이 전화를 받지 않아도 요금이 부과된다는 사실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해외 통신사들과 어떤 식으로 계약을 하길래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지 모르겠다"며 얼굴을 찌푸렸다.

 

추후 KT가 경쟁업체와는 다른 '상식 밖'의 과금 시스템에 대한 의문을 어떤 식으로 풀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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