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 본격적인 겨울철을 맞아 의류업계에서는 기능성 '발열의류'들이 앞다퉈 쏟아져 나오고 있다. 기능은 물론 옷맵시까지 고려된 '슬림'한 디자인이 주를 이루고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그런 가운데 발열의류의 '효시' 격인 日 유니클로 '히트텍' 제품을 놓고 업계를 중심으로 실효성 의혹이 최근 제기됐다. 신문이나 TV, 옥외간판 광고를 통해 부각되고 있는 '발열' 기능이 사실과 다르게 크게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이다.
업체 측은 자체 분석자료를 통해 이를 일축했다.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 발열의류 효과? "글쎄…"
의류업계에 따르면 日 캐주얼브랜드 유니클로의 '히트텍'은 지난 2004년 최초 발매된 이래 11월 현재 세계시장에서 1억장을 넘는 판매고를 올릴 정도로 의류업계의 '베스트셀러'다.
평상복으로 입어도 무난한 정도의 디자인을 자랑하는 기능성 상하의 내복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업체 측은 몸에서 발생한 수증기가 섬유에 흡착되는 순간 소재 자체가 발열하는 혁신적인 기능성 의류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보온, 보습, 항균, 정전기 방지, 형태유지 등의 기능까지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그야말로 '팔방미인' 내복인 셈이다.
하지만 히트텍을 착용한 경험이 있는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소재의 가볍고 부드러운 촉감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나 발열효과는 느끼지 못했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A씨는 "보통 내복과 별다른 점을 느끼지 못했다"며 "유니클로의 마케팅 전략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B씨 역시 "히트텍은 비슷한 두께의 다른 내의들과 비교해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며 "히트텍이 무슨 만능 보온 내의처럼 광고되는 있는데 이는 과대광고에 가깝다"고 말했다.
유니클로 측은 즉각 반박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인간의 몸에서 발생하는 수증기를 열에너지로 전환하는 원리"라며 "발열증명까지 했기 때문에 허위 혹은 과장광고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섬유와 섬유 사이의 에어포켓(공기층)이 단열효과를 발휘, 발생된 열이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보온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의 분석은 달랐다. 과학적 원리와 달리 실제 효과는 '제로(0)'에 가깝다는 반박이다.
◆ "3도 안팎 온도 차, 온감 느끼기 어려워"

그는 "이 같은 섬유로 만든 의류를 입었을 때 3도 안팎의 온도 차가 발생된다"며 "이 정도 수치로는 따뜻한 감을 느끼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발열과 관련한 드라마틱한 효과는 없다는 얘기다. 앞서 언급한 A, B씨의 사례와 중첩된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능성 발열의류시장은 매년 몸집불리기를 거듭하고 있다.
국내 대표 이너웨어 브랜드 '트라이'의 발열내의 '트라이 히트업', LG패션의 '발열니트' 등이 후발 주자로 발열의류 경쟁에 이미 뛰어든 상태다.
특수섬유에 배터리를 연결해 전류가 흐르면서 자체적으로 열이 발생하는 시스템을 채용한 의류, 탄소성분이 함유된 섬유가 태양에너지를 흡수해 발열되는 의류 등도 이미 상용화 된 상태다.
의류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의 꼼꼼한 제품분석 및 사용후기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 나왔다.
한 관계자는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느끼는 겨울철 체감온도는 분명 다르다"며 "자신의 생활환경을 감안하거나 미리 착용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야 말로 발열의류 구매 뒤 후회를 막을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