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KT의 영화제휴 요금제가 아이폰 사용자들에게는 '반쪽 짜리'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이 요금제를 이용하면 매월 한 장씩 무료로 지급되는 영화표로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에서도 영화 예매가 가능하지만 아이폰 사용자들은 오프라인 예매 서비스가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KT 측은 내달 상용화를 목표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는 입장을 뒤늦게 전했으나 아이폰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늑장 대응'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 "아이폰 사용자 '차별대우'…부당해"
아이폰 사용자인 이모씨는 최근 'SHOW CGV 표준' 요금제에 가입했다. 매월 전국 CGV에서 영화 한 편을 무료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반자까지 영화요금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KT 홈페이지 내에서 예매를 하거나 '모바일 쿠폰'을 휴대전화에 다운로드 받아 영화관 현장에서 예매를 한 후 무료로 영화를 관람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이씨는 '모바일 쿠폰'을 사용할 수 없었다. 아이폰에는 이 쿠폰 다운로드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전에 온라인상에서 영화를 예매하지 않으면 무료 관람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이씨는 이러한 사실에 대해 KT 고객센터에 수 차례 불만을 제기했지만 "관련 부서에 내용을 전달했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이씨는 지난해 아이폰이 국내에 첫 출시된 이후 약 1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모바일 쿠폰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납득하기 힘들었다.
이씨는 "아이폰 사용자들이 다른 휴대전화 사용자들에 비해 '차별대우'를 받는 것 같다"며 "KT가요금 감면이나 부수적 혜택 없이 '반쪽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T의 영화제휴 요금제는 'SHOW CGV표준', 'SHOW CGV문자', 'SHOW CGV커플' 등 총 3가지다. 요금제에 따라 세부 혜택은 차이를 보였지만 영화 예매 방식은 동일했다.
이들 영화제휴 요금제에 가입한 아이폰 사용자들은 '온라인 예매'만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KT 측은 과실을 인정했다. 다만 이씨와 같은 불편을 겪는 소비자는 소수에 불과하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 "다음달 서비스 상용화…고의 지연 아냐"
이 회사 관계자는 "문제가 된 요금제는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 출시 이전에 만들어진 것"이라며 "아이폰에 모바일 쿠폰 다운로드 서비스가 현재 지원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고 소비자 피해 개연성을 시인했다.
이어 그는 "다음달에는 스마트폰에서도 이 서비스가 상용화 될 수 있도록 프로세스 개발 중"이라며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고의로 서비스 제공을 지연시키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다만 그는 "아이폰 사용자들은 대부분 단말기 할인 등을 이유로 전용 요금제를 쓰고 있다"며 "이 요금제(SHOW CGV표준)를 쓰는 사용자 수는 많지 않다"고 상황을 애써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한 소비자는 "아이폰 출시 이전에는 이러한 문제점이 발생할 것이라는 사실을 KT가 짐작하지 못한 것은 아니냐"며 "사용자들의 불만이 거세지자 마지 못해 문제 해결에 나선 것 같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소비자는 "KT의 늑장대응으로 아이폰 사용자들만 불편을 겪게 된 것 같다"며 "불편을 겪는 소비자 수가 많지 않더라도 이들 모두 자사에 요금을 내는 '고객'이라는 사실을 KT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