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불과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인 최근 유사사건이 불거져 논란이 되고있다. 공교롭게도 아우디 '뉴A4'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새차임에도 불구하고 범퍼주변 '휀더'가 교체된 채 몰래 판매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업체 측은 '단순실수'라는 입장인데 반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상습성'에 초점을 맞춘 의혹들이 새나오고 있어 진위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차량의 휀더가 교체된 것을 알고 있었느냐"
조모씨는 지난 5월 4500여 만원을 주고 아우디 'New A4'를 구매했다. 차량 휀더에 약간의 흠집이 생겨 도색을 다시 했다는 이유로 아우디 측이 할인혜택(6%)을 제시한 탓이다. 평소 외제차에 관심이 많았던 조씨의 구매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조모씨는 약 5개월 뒤 머리를 망치로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우연히 만난 중고차 판매상으로부터 "차량의 휀더가 교체된 것을 알고 있었느냐"는 말을 들은 직후다.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구입한 차량이었던 터라 조씨는 이를 납득할 수 없었다.
조씨는 구입매장(서울 용산 태안모터스)을 직접 찾았다. 매장 측은 뒤늦게 휀더가 교체된 사실을 시인했다. 조씨의 요구에 사실확인서까지 쓰는 촌극도 연출했다. 이 정황은 당시 아우디코리아 본사에 까지 보고됐다.
조씨는 차량교체나 환불이 가능할 것으로 여겼다. 착각이었다. 아우디 측은 조씨의 방문 이후 2주일이 넘도록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 보다는 다른 전시차량 구매를 제안하기에 바빴다.
차량을 운행한 만큼 감가상각비용을 뱉어내야 한다며 조씨를 은근히 압박하기도 했다.
때문에 조씨는 더 이상 차량을 운행할 수 없었고, 그 대신 아우디 측에 사건이 원만히 해결될 때까지 차량렌트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아우디 측 관계자 A씨는 "알아서 하라"며 "아우디코리아 본사담당자가 해외 출장 중이니 그때까지 기다리라"는 배짱행태로 일관했다는 것이 조씨의 주장이다.
이후 조씨는 어렵사리 매장 측 책임자와 만날 수 있었으나 헛수고였다. '타 차종으로 바꿔 구매 하면 할인율을 키워주겠다'는 식의 회유만 계속됐던 것.
조씨는 "세계에세도 손꼽히는 명차로 분류되는 아우디가 피해고객에게 고작 이 정도의 응대밖에 하지 못하느냐"며 "나 같은 피해자가 없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팔고 나서 배짱부리는 아우디의 행태를 다른 소비자들도 알아야 한다"고 분개했다.
본보의 사실관계 파악요구에 아우디 측은 판매직원의 실수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 관계자는 "(아우디가) 조씨를 속인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매장 직원이 도색을 다시 했다는 설명만 했을 뿐 휀더가 교체된 사실은 깜박 잊고 안내하지 않은 과오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조씨에게 적용된 6%할인가격에는 휀더가 교체된 것도 모두 감안돼 있다"고 주장했다. '고의성' 의혹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발언으로 읽힌다.
◆ "깜박 잊고 안내하지 않은 과오"
부품이 교체된 이유에 대해 그는 "유럽 등지에서 직수입돼 국내에 들어오는 차량들이기 때문에 그(수입) 과정에서 종종 파손사고가 일어난다"며 "차량의 성능에는 이상이 없어 소비자들에게 미리 파손상태를 설명하고 일정 정도 할인혜택을 줘 판매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조씨가 겪은 오해가 또 다시 발생할 수도 있어 본사차원의 주의공문이 각 아우디 매장으로 발송됐다"며 "향후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조씨에게는 신차교체를 제안, 원만히 합의했다는 부연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새나왔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차량 상태에 대한 설명은 전산상 기록으로 남을뿐더러 매장에서 확인을 요청하는 경우 일괄적으로 출력돼 나온다"며 "실수로 (안내가) 누락될 수 있는 것의 성질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조금이라도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매장이나 회사(아우디코리아)차원의 지침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추측했다.
직장인 강모씨는 "어떻게 같은 회사, 같은 차종에서만 연거푸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며 "아우디 차량을 몰고 있는 모든 차주들은 꼼꼼히 차량상태를 점검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