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납품업체 제품관리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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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납품업체 제품관리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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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질제품→프리미엄 둔갑· PB상품엔 잇단 이물… "바쁘다" 답변회피


[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 '유통공룡' 신세계의 납품업체 관리감독 체계에 최근 '비상등'이 켜졌다.  

 

납품 받은 저질제품을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식, 버젓이 매대에 진열하는가 하면 이물질이 섞인 자체상표(PB)식품 피해사례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세계 측은 납품업체에 책임 떠넘기기만 급급할 뿐 근본적인 대책마련에 대해서는 '바쁘다'는 이유로 함구했다. 소비자들이 대기업의 이미지를 믿고 상품을 구매한다는 점에서 유통업체들의 납품업체 관리중요성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신세계 믿고 샀는데 속았다"

 

전통방식대로 항아리에 장을 담그고 첼로연주를 들려주는 특별한 제조과정 때문에 유명세를 탄 '메주와 첼리스트'의 제품이 사실은 시중의 일반 고추장을 자사 제품과 섞거나 아예 자사 제품으로 둔갑된 채 판매됐던 것으로 최근 드러났다.

 

해당제품은 '프리미엄'이라는 차별화된 마케팅을 타고 신세계 백화점 내 식품 관에서만 판매됐다. 신세계의 미흡한 납품업체 관리체계의 단면이다.

 

이 업체의 제품을 애용하던 주부 한모씨는 "가격이 좀 비싸도 대형 백화점에 납품되는 물건이기 때문에 믿고 구매해 왔는데 신세계에 속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씨는 "저런 엉터리 제품이 신세계에서 팔리고 있는 걸 보니 신세계는 납품 받으면서 기본적인 제품검사나 제조공정을 확인하지도 않은 모양"이라며 불만을 터트렸다.

 

고질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신세계 PB제품의 품질 문제도 납품업체 관리 소홀과 같은 맥락이다. 문제 있는 제품들이 지속적으로 발견됨으로써 제조업체 관리 미흡에 방점이 찍히고 있는 것이다.

 

식약청의 '대형마트 PB제품 식품관련 이물신고, 수거 부적합 현황'에 따르면 신세계 이마트가 총 32건으로 홈플러스와 롯데마트가 각각 19건인 것에 비하면 이물신고 건수가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쥐의 사체로 보이는 이물질이 발견돼 논란이 일었던 신세계 이마트의 PB제품인 '이마트 튀김가루'의 경우 이물질이 들어간 경위를 파악할 수 없어 제품을 만든 업체에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긴 했지만 관리 소홀이라는 화살을 피해가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외에도 '이마트 쥐치포' 제품에서는 기준치를 넘는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고 '이마트 맛강정 스낵'에서도 금속성 이물질이 발견돼 긴급회수 조치가 내려진 바 있다.

 

그러나 신세계는 제품에 문제가 발생해도 납품업체로 잘못을 떠 넘기거나 제품을 철수하는 대응이 전부여서 소비자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제품 철수하면 그만?

 

신세계 측은 대수롭지 않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신세계 관계자는 "메주와 첼리스트 제품의 경우 모두 매장 내에서 철수된 상태"라며 "제품에 문제가 있었던 만큼 업체 측 문제 아니냐"고 오히려 반문했다.

 

이어 납품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이나 관리방법 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바쁘다"며 즉답을 피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 소비자는 "신세계라는 기업을 믿고 신세계 백화점이나 이마트를 이용하는 것"이라며 "제조업체에 대한 관리 감독이 허술하다면 소비자가 어떻게 믿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겠냐"고 따져물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소비자들이 신뢰 속에 구매활동을 할 수 있도록 유통업체 측은 제품과 관련해 품질이나 제조공정, 제조환경 등의 지속적인 관리와 상시적인 검사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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