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고객 돈 3억 '꿀꺽' 논란
상태바
롯데백화점 고객 돈 3억 '꿀꺽' 논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인트 적립' 빌미 카드 무단결제…업체"파악중"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국내 백화점 업계 1위인 롯데백화점이 고객을 상대로 한 사상 초유의 '사기행각' 논란에 휘말려 진땀을 빼고 있다.

 

백화점 매장 직원이 고객을 속인 뒤 카드를 무단 결제하는 수법으로, 밝혀진 피해 금액만 3억 원을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들의 거센 비난에 직면한 롯데백화점 측은 극도로 말을 아꼈다. 경우에 따라 피해규모가 천문학적으로 확산될 수 있어 사실관계 여부 파악은 물론 유사사고 방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나 같은 피해자 29, 피해금액만 3"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 입점해 있는 여성의류매장 '브루다문'의 단골고객인 이모씨는 지난 9월 매장 직원 A씨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과거 구매한 제품에 대한 포인트를 적립해주겠다는 것이 주된 통화 내용이었다.

 

이후 매장을 방문한 이씨는 "신용카드를 달라" A씨의 말에 아무런 의심 없이 카드를 건네줬다.

 

평소 이씨는 이 매장을 이용할 때 A씨에게 카드를 주고 A씨가 백화점 내 지정된 장소에서 카드 결제 후 영수증을 가져오는 방식으로 제품을 구매해 왔다. 롯데백화점 내 다른 매장은 물론 타 백화점의 결제방식도 크게 다르지 않았던 터라 이씨는 A씨의 말을 믿었다.

 

다음날 카드사용내역을 확인한 이씨는 깜짝 놀랐다. '브루다문' 매장 이름으로 세 차례에 나눠 총 1500만원이 결제돼 있었기 때문이다.

 

'포인트 적립' 명목으로 이씨의 카드를 가져간 A씨의 소행이었다. 이후 A씨와는 연락이 두절됐다.

 

이씨는 롯데백화점 측에 이러한 사실을 알렸지만 "공식적으로 책임 못 진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브루다문' 본사에도 항의해 봤지만 백화점 쪽으로 책임을 미뤘다.

 

이씨는 "롯데백화점 측에서는 나와 같은 피해자가 29명에 피해금액은 3억이 넘는다고 했다""백화점의 무책임함을 전국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롯데백화점 측은 향후 이번 사건이 미칠 파장을 우려한 듯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 롯데백화점 "아무런 답변도 할 수 없다"

 

이경길 롯데백화점 영호남 홍보 팀장은 "이씨가 주장한 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피해규모 등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현재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8일 현재 사건 파악 중에 있다는 부연이다.

 

"이씨는 9월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는데 아직도 사건 파악이 되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팀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답변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사고가) 9월에 발생했는지 10월에 발생했는지 그 시점은 중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씨의 주장에 따르면 사건발생 후 상당 시일이 경과했음에도 피해 사실이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은 만큼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잠재적 피해자가 추가로 발생할 개연성도 적지 않다. 유사 사고 방지를 위한 대책도 전무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롯데백화점이 이번 사건으로 기업의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억대의 소비자 피해규모는 물론 직원관리 및 결제시스템에 심각한 수준의 '구멍'이 뚫린 데 대한 책임에서 롯데백화점이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롯데백화점을 겨냥한 맹비난이 쏟아졌다.

 

한 소비자는 "롯데백화점이 이번 사고에 대한 경위 파악은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문제의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빠른 후속 조치를 취해야 앞으로 일어날 지 모르는 유사 사고도 예방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이제는 백화점도 믿지 못하겠다""직원관리를 어떻게 하길래 고객을 상대로 사기 칠 생각을 하는지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불쾌해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