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최근 종료된 국정감사에서도 아이폰4는 단연 화제였다.
국내 실정에 부합하지 않는 A/S정책이 논란의 핵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애플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한 여야 의원들의 질문공세에 진땀을 빼기도 했다.
국감 이후에는 아이폰 잠금화면을 버그로 손 쉽게 푸는 영상이 온라인 상에 공개돼 애플의 발등에 또 다시 불이 떨어진 모양새다.
애플이 아이폰4의 각종 제품 결함과 A/S정책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히든카드'를 내놓을지 소비자들은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 애플 '리퍼폰' 정책 질타에 관계자 '진땀'
지난 21일 공정거래위 국감에서는 애플의 A/S정책과 관련 파렐 파하우디 애플 본사 아이폰 서비스부문 시니어 디렉터가 증인으로 출석해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은 "국내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품질보증기간내 기능 문제가 발생하면 무상수리 등을 해주도록 돼있으나 애플은 리퍼폰(재생산 휴대전화)으로 교환만 해준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파하우디 디렉터는 "법률 자문사를 통해 한국의 모든 관련법을 준수하고 있다는 자문을 받았다"고 답했고 유 의원은 "동문서답"이라고 지적했다.
또 권택기 한나라당 의원은 "중국에서는 휴대전화 고장 시 신제품을 주는데 한국에선 리퍼폰만 제공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차별을 두지 않겠다고 약속해달라"고 압박했다.
파하우디 디렉터는 "한국에도 애플 직영점이 생기면 조정할 의사가 있다"며 "국내 법규를 확인하고 준수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앞서 열린 국감에서는 증인으로 출석한 박정훈 애플코리아 홍보담당 부장이 '증인 부적격' 판정을 받는 촌극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날 애플의 A/S문제와 관련한 의원들의 질문에 박 부장이 "담당자가 아니라 잘 모른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반복한 탓이다. 이에 허태열 정무위원장은 "증인 취지에 부합하는 인물을 다시 찾아보자"며 "임원급으로 다시 알려 달라"고 애플코리아에 요청했다.
애플의 A/S정책이 국감장에서 까지 화제가 된 배경에는 국내 소비자들의 높은 불만이 있었다.
◆ '수신불량' 국내서도?
그간 아이폰의 A/S는 KT가 접수를 받아 애플 측에 인계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구매일 이후 14일 이내 불량제품은 리퍼폰으로 무상 교환, 14일 이후 고장 발생시 정도에 따라 29~70만원 가량의 수리비를 받고 리퍼폰을 지급했다.
이에 대한 국내소비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자 애플은 아이폰4 국내 출시일부터 강화유리, 카메라, 모터 등에 대한 부분 파손 및 고장에 대해 자사 서비스센터를 통해 수리해주기로 했다.
아이폰4는 국내 출시 전부터 크고 작은 제품 결함 논란에 시달려 왔다.
지난 6월 아이폰4가 미국 등에서 우선 출시된 직후 현지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수신불량에 대한 불만이 제기됐다. 아이폰4의 안테나 역할을 하는 좌측 하단부위를 손으로 잡았을 때 전파 수신 강도가 떨어지는 이른 바 '데스 그립(Death Grip)'문제였다.
지난달 10일 아이폰4 국내 출시 이후 국내소비자들 역시 같은 불편을 호소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문자메시지 수∙발신이나 전화통화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결함이 일부 발견된 것이다.
아이폰4의 결함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아이폰4가 국내 출시를 목전에 두고 있던 7월, 아이폰 전용 데이터케이블의 내구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국내 사용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 데이터 케이블, 강화유리도 '불량' 논란
이러한 가운데 미국 IT전문 사이트인 '보이지니어스리포트'는 아이폰4 사용자가 단말기와 컴퓨터를 케이블로 연결하자 고열이 발생, 단말기 연결부위가 심하게 뜨거워지면서 부분적으로 녹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 측은 "케이블 연결부위가 약하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아이폰4의 강화유리도 문제로 지적됐다. 최근 IT기기에 대한 보험과 수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퀘어 트레이드의 자료에 따르면 아이폰4 사용자들 가운데 구매 후 4개월 이내 강화유리 손상을 입은 사례가 아이폰3GS 사용자들보다 82%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26일 유튜브에는 '아이폰 잠금화면 버그로 푸는 영상'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게재됐다. 이 영상에 따르면 아이폰 잠금화면을 해제하는 일은 간단했다.
아이폰 잠금화면이 나온 상태에서 '긴급통화'를 선택하고 무작위로 번호 3개를 누른 뒤 곧바로 우측 통화버튼을 터치하고 있다 떼면서 우측 상단부 전원버튼을 누르면 잠금화면이 풀린 채 전화번호부 화면으로 이동한다.
잠금화면이 풀린 아이폰 내 전화번호부를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화도 걸 수 있어 사생활 노출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방위적 '불량' 논란에 휩싸인 애플이 국감을 분기점으로 제품 불신 논란을 잠재운 뒤 국내 시장에서의 '열풍'을 계속 이어갈 지 소비자들은 물론 관계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