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최종회 시청률 18.1%, 순간 최고시청률 21.1%. (AGB닐슨미디어리서치)
공중파 인기 예능프로그램이나 드라마 시청률이 아니다. 케이블채널 Mnet의 '슈퍼스타K' 시즌2(이하 '슈퍼스타K 2')의 성적표다.
방송가에서는 접근성 등의 이유로 인해 케이블 채널 시청률을 공중파 방송으로 환산할 경우 통상 3~5배 정도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60%가 넘는 공중파 시청률을 '덩치' 면에서 상대도 되지 않는 Mnet이 기록했다는 의미다.
◆ 케이블TV업계 사상 첫 두 자릿수 시청률…방송업계 파장
'슈퍼스타K 2'는 미국에서 방영돼 인기를 얻은 '아메리칸 아이돌'을 국내 정서에 맞게 재구성한 것으로 가수의 꿈을 가진 일반인 지원자들이 오디션에 참가하는 내용이다.
서바이벌 오디션을 통해 '스타'를 만들겠다던 이 프로그램은 163cm의 단신, 중학교 졸업의 학력, 환풍기 수리공이 직업이던 25세 청년 허각을 대중들의 뜨거운 갈채 속에 우뚝 세웠다.
'슈퍼스타K 2' 첫 방송 당시 1690원이던 Mnet미디어 주가는 종영 무렵에 2900원까지 치솟았다.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스스로도 매 회 최고시청률 기록을 갈아 치우며 '슈퍼스타'가 됐다.
시청률 3%를 넘으면 '대박'이라는 케이블TV업계에서 사상 처음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 22일 마지막 방송 18.1%의 시청률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이날 동 시간대에 방송된 KBS 1TV의 '뉴스라인'(6.8%), KBS 2TV '청춘불패'(6.0%), SBS '스타부부쇼 자기야'(7.7%),MBC 'MBC 스페셜'(6.2%)도 크게 앞질렀다.
공중파가 위기감을 느낄만한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특히 MBC는 다음달 5일부터 오디션 프로그램인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을 방송한다. '케이블 따라하기'라는 논란을 무릅쓰면서도 '슈퍼스타K 2'와 유사한 형식의 프로그램을 준비한 것으로 분석된다.
'슈퍼스타K 2'가 방송업계에 일으킨 파장을 방증한 셈이다.
◆ '공정 경쟁'과 '아저씨의 힘'
프로그램에 쏠린 사회적 관심도 컸다. 가창력, 무대매너, 의상 등 어느 것 하나 완벽하지 않은 일반인들이 출연하고 그들이 예선, 본선을 거치면서 변해가는 모습은 시청자들을 프로그램에 빠져들게 했다는 전문가들의 중평이다.
이 시대가 원하는 '공정 경쟁'을 출연자들이 보여준 결과라는 분석도 나왔다. 부모의 직업이나 출신 지역 등 '배경'에 상관 없이 노래실력만으로 평가 받았기 때문이다.
일반인 투표 참여 비율이 온라인 투표 10%, 시청자 문자투표 60%로 배점의 70%를 차지하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우승자를 가리는 마지막 회 문자투표는 130만여 표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아저씨'들의 표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허각의 우승은 아저씨들의 힘'이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경쟁자인 존박에 비해 다소 불리한 외모 조건으로 여성팬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허각을 위해 '외모지상주의'를 배격하자는 의미로 아저씨들이뭉쳤다는 해석이다.
◆ 각종 논란 불구 '시즌 3' 기대
'슈퍼스타K 2'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뜨거워 질수록 프로그램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유료' 온라인 투표방식과 간접광고(PPL)가 문제였다.
'슈퍼스타K 2'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본선 무대에 진출한 11명의 후보들 중 1명을 뽑는 온라인투표를 진행했다. 온라인 투표를 하기 위해서는 Mnet홈페이지에 정회원으로 가입해야 하는데 가입에 최소 1500원 정도의 금액을 내야 해 도마에 올랐다.
또 본선 진출자들의 합숙과정에서 특정 회사 제품이 여러 차례 노출 돼 지나친 간접광고라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Mnet미디어 측은 온라인 투표나 문자투표 관련 수익은 연말에 전액 기부할 뿐만 아니라 간접광고도 법이 정한 한계를 벗어나지 않은 수준에서 이뤄졌다고 대응했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과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시즌 3에 대한 기대가 높다. '슈퍼스타K'가 또 다시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내며 '슈퍼스타'로 우뚝 설 수 있을 지에 초점이 맞춰지는 분위기다.
Mnet미디어 관계자는 "시청률 두 자릿수 목표는 있었지만 20%에 육박할 정도는 예상치 못했다"며 "컨텐츠만 좋으면 본 방송시간에 시청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국민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즌 2 방송이 막 끝난 상태라 정리하는 중"이라며 "시즌 3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향후 정해지는 대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