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이슬을 마시던 중 이상한 맛과 석유냄새를 느꼈다는 한 소비자의 제보가 접수된 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진로 측은 여전히 '유통과정 중의 문제일 것'이라는 추측만 늘어놨다.
'성분검사' 등의 후속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제품 안전성에 대한 의혹은 소비자들 사이에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 '성분검사' 한다더니 '미수거'(?)
지난 3월 직장동료들과 함께 '참이슬 프레쉬(fresh)'를 마시던 중 소주에서 평소와 다른 맛과 역할 정도의 강한 석유냄새를 느꼈다는 예모씨의 제보가 사건의 발단이 됐다.
당시 진로 관계자는 "제품을 유통시키는 도매상 등에서 사용한 석유난로 및 석유통으로 인해 제품에서 석유냄새가 난 것 같다"면서도 "성분검사 등을 실시해야 정확한 원인을 밝힐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사건 발생 이후 10월 현재까지도 진로 측은 아무런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본보 확인결과 업체 측이 앞서 언급한 '성분검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제품 '미수거'가 이유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예씨가 문제의 제품을 우리 쪽에 넘겨주지 않아 성분분석을 할 수 없었다"며 "성분검사를 실시 해야 석유 냄새 등의 함유 원인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예씨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후 예씨의 추가 문제 제기는 없었다는 부연이다.
이어 그는 "석유 냄새 등이 제품 유통과정에서 흡착될 개연성은 있지만 정확한 문제의 원인은 알 수 없다"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 '제품 안전성' 의혹 여전해
소주 자체에 석유 또는 유사성분이 혼입됐을 경우 인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문제의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은 채 사건은 그대로 묻혀버린 모양새다.
제품 안전성에 대한 의혹이 여전히 고개를 들고 있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문제 해결을 위한 업체 측의 적극적인 노력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새나왔다.
한 소비자는 "시중에 '석유 소주'가 아직 유통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문제의 원인을 모르는데 어떻게 유사사고를 방지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진로 측이 문제를 서둘러 덮으려는 데만 급급했던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예씨가 업체 측에 제품을 넘겨주지 않아 성분검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은 허울 좋은 핑계에 불과한 것 같다"며 "제3의 공인기관에 검사를 의뢰하는 방법 등으로 예씨를 설득할 수 있었을 텐데 문제 해결을 위한 업체 측의 적극적인 노력이 없었던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