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된다고 '토박이' 내쫓는 롯데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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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된다고 '토박이' 내쫓는 롯데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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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쇼핑몰 상인 "대체매장·우선입주권 달라" vs 회사 "……"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롯데쇼핑의 '토사구팽'식 퇴점 요구에 입주상인들이 거센 시위로 맞서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 쇼핑몰이 문제였다.

 

롯데월드 쇼핑몰 상인에 갑작스런 '퇴점' 통보

 

롯데월드 쇼핑몰 입주 상인들에 따르면 이들 수십 여명은 최근 서울 송파구청 앞에서 항의집회를 가졌다.

 

건물 리뉴얼 후 쇼핑몰 직영 운영을 목적으로 한 롯데쇼핑 측의 갑작스런 계약 연장 중지와 명도 통보에 대해 대체매장 및 우선입주권을 보장해 달라는 것이 이들 주장의 핵심이다.

 

이들은 이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 금전적 보상안도 제시했다. 롯데쇼핑 측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 롯데월드 쇼핑몰 상인들은 롯데쇼핑으로부터 '연말까지 임대매장을 정리하고 퇴점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대다수의 상인들은 즉각 '거부' 표시를 한 채 영업을 계속했다.

 

이후 롯데쇼핑은 건물 리뉴얼을 이유로 쇼핑몰 내 점포들을 하나 둘 폐점시키기 시작했다.

 

쇼핑몰 상인들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퇴점 요구 후 쇼핑몰에 입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매장들 순으로 가게 문을 닫았다. 10월 현재 영업 중인 점포는 240여 개 임대 매장 중 50여 곳 남짓이다.

 

문제는 쇼핑몰 개장과 동시에 20여 년 전부터 이곳에서 가게를 운영해온 '토박이'들과 비싼 권리금을 지불하고 입점한 업주들.

 

'토박이' 업주들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도 매장과 쇼핑몰을 지켜온 장본인들이다. 이들은 "23년 전의 보증금만 받고 매장 문을 닫으면 구멍가게 하나도 열 수 없다"고 울상을 지었다.

 

◆ "추후 집회 장소는 청와대 될 수도"

 

더욱이 권리금은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도 없어 업주들은 롯데쇼핑 측의 '도의적 책임'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롯데월드 쇼핑몰 상인들은 "롯데 측이 외환위기나 지역 아파트 공사로 인해 장사가 어려울 때는 힘들어도 참고 나가지 말아달라더니 장사가 될만하니까 '리뉴얼'을 핑계로 상인들을 내쫓고 있다""20여 년을 함께한 중소 상인들의 정당한 요구를 철저하게 외면하는 것이 말이 되냐"고 울분을 터트렸다.

 

이어 "롯데쇼핑은 14일 열린 집회에 대해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추후 집회 장소는 송파구청이나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은 물론 청와대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쇼핑 측은 수 차례 계속된 본보의 취재 요청에도 이렇다 할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상인들의 시위는 물론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일각에서는 롯데쇼핑을 향한 비난 여론도 감지됐다.

 

직장인 김모씨는 "롯데쇼핑의 '퇴점' 요구가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지 모르겠지만 도의적으로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롯데 같은 대기업이 중소상인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는 소극적인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학생 정모씨는 "롯데월드 쇼핑몰 상인들이 '배신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상인들이 '토사구팽' 당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롯데쇼핑의 이 같은 '무대응'에 롯데월드 쇼핑몰 상인들의 시위는 점차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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