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진단시약 제품 '엉터리'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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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진단시약 제품 '엉터리'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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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중외제약 도마… "사용자 부주의 탓"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유한양행, 중외제약 등 국내 유명 제약회사들의 임신진단시약 제품이 최근 불량률이 높은 것으로 파악돼 예비산모들이 울상 짓고 있다.

 

임신이 아닌 경우에도 '양성' 반응을 보이는가 하면 뚜렷하게 나타나야 할 검체선이 번져서 나타나는 사례도 소비자 제보를 통해 확인됐다.

 

이에 대해 중외제약 측은 자사 제품의 일부 문제점을 인정했으나 유한양행 측은 소비자 사용 부주의에 힘을 실어 묘한 대조를 이뤘다.

 

"'두 줄' 확인하고 병원 갔지만 뱃속에 아무 것도 없어"

 

A씨는 최근 아랫배에서 약간의 통증이 느껴지고 몸에 열이 나는 등 임신 초기증상이 나타나 중외제약의 임신진단시약인 '퀵스캔플러스'로 임신여부를 확인했다.

 

여성이 임신하면 체내에서 분비되는 융모성생식선자극호르몬(HCG)을 소변 중에서 감지하는 방식이다. 정상적인 임신진단시약은 임신이 아닌 경우 대조선만 붉게 표시되고 임신인 경우 대조선과 검체선이 모두 붉게 나타난다.

 

그런데 A씨는 임신여부를 알려주는 검체선이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번진 듯 나타난 모습을 보고 제품 불량을 의심했다. A씨가 같은 제품에서 '번짐현상'을 경험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A씨는 "최근 사용한 동일 제품에서는 더 심하게 번짐현상이 나타났다""이러한 증상이 재차 발생하니 화가 나 참을 수 없다"고 얼굴을 찌푸렸다.

 

유한양행의 임신진단시약인 '유한 홈스틱'을 사용한 B씨의 경우 제품의 엉터리 판정으로 실망감을 맛봐야 했다.

 

대조선과 함께 임신 양성반응을 뜻하는 검체선도 붉게 나타나 들뜬 마음에 산부인과를 찾았지만 검사 결과 임신이 아니었다.

 


B씨는 "'두 줄'을 확인하고 병원에 갔지만 뱃속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시간이 지날수록 우울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중외제약과 유한양행의 '불량' 임신진단시약을 경험한 피해자는 비단 A씨와 B씨 뿐만이 아니었다. 온라인 포털싸이트 게시판을 비롯한 대형 주부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앞서 언급한 사례와 유사한 내용의 불만 글들이 어렵지 않게 확인됐다.

 

이들 제품 사용 경험이 있는 주부들과 예비산모들 사이에서는 '불량률'이 높은 제품으로 손꼽히기도 했다. 잠재적 피해 소비자군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 "제품 세로로 사용할 경우 선 뭉개지는 현상 발생"

 

중외제약 관계자는 "테스트를 할 때 시약을 가로로 놓고 사용해야 하는데 세로로 두고 사용할 경우 선이 뭉개지는 현상이 발생한다""문제가 된 제품은 2007년에 제조된 것으로 당시 기술력에 한계가 있어 이러한 문제가 나타난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 생산된 제품에서는 세로로 사용해도 선이 뭉개지는 현상 등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도 "우리는 판매원일 뿐 제조업체는 따로 있다"고 책임 선상에서 한발 물러났다.

 

2007년에 생산된 문제의 제품은 10월 현재도 시중에 유통되고 있어 추가 피해자를 양산할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업체 측은 '제품 수거' 계획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다만 이러한 문제로 소비자가 불만을 제기할 경우 제품 교환 및 환불처리 한다는 부연이다.

 

반면 유한양행은 문제의 원인을 소비자 부주의와 외부 요인으로 돌렸다.

 

이 회사 관계자는 "유한홈스틱의 정확도는 99%"라며 "소비자가 사용상 주의사항 등을 이해하지 못하고 제품을 불량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검사 전날 술을 마시면 HCG농도가 떨어져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검사 직전 과다 수분 섭취도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예비산모들 사이에서는 불쾌하다는 식의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이모씨는 "문제가 있는 제품을 중외제약이 계속해서 판매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아이를 기다리는 예비산모들을 우롱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장모씨는 "예비엄마들 사이에서 도는 '유한양행 임신진단시약은 불량품이 많다'는 소문이 헛소문은 아닌 것 같다""유한양행 측이 문제 실태 파악은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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