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重 임원 자녀 '특혜채용'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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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重 임원 자녀 '특혜채용'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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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아들 '한지붕근무'…회사 "정식 입사했다"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두산중공업이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특혜채용' 의혹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이 모 임원과 그의 아들이 같은 회사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최근 드러났다. 정치권에서 불거진 '특혜채용' 파문이 재계로 불똥이 튀는 모양새다.

 

두산중공업 측은 문제 없다는 반응이지만 '기회균등' 원칙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아버지는 '상무', 아들은 '회계팀 직원'

 

문제는 엉뚱하게도 이 회사 이모 상무 아들의 아이를 임신한 후 낙태요구를 받았다는 한 여성의 1인 시위로부터 불거졌다.

 

지난 12일 자신을 두산중공업 이모 상무 아들의 여자친구라고 밝힌 A씨는 서울 강남구 두산중공업 본사 앞에서 얼굴을 가린 채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A씨는 피켓을 통해 "나는 두산중공업 이모 상무의 손자를 가진 여자"라며 "아이의 아빠 역시 두산중공업 회계팀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모 상무의 아들) 이씨와는 최근 6개월간 교제했다""그는 임신 사실을 알고도 나를 속인 채 다른 여자와 2주간 유럽여행을 다녀왔고 나에게 낙태를 강요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A씨의 시위장면이 담긴 사진은 트위터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집안사' 정도의 의미로 일단락 되는 분위기였으나 상황은 급 반전됐다. 

 

아버지가 임원으로 근무하고 아들은 회계팀 직원으로 있다는 사실이 이번 시위를 통해 드러났기 때문이다.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는 '특혜채용' 의혹과 같은 맥락이다.

 

이에 대해 두산중공업 측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모 상무의 아들이 특혜를 받아 채용됐는지 등은 확인해 줄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정식절차를 밟아 입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류전형과 면접 등 채용과정이 복잡하고 경쟁률도 높아 임원 자녀라고 해서 특별 채용될 수는 없다.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특혜채용은) 말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른 회사의 경우도 형과 동생이 나란히 입사하거나 3대가 경찰공무원이 되는 경우 등이 있지 않느냐""(이모 상무의 아들과 관련해) 특혜채용의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닌데 같은 회사에서 근무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 경제개혁연대 "기회균등 원칙 어긋나"

 

이에 앞서 외교부는 공무원 특채 과정에서 유명환 전 장관의 딸을 비롯한 전직 외교관과 고위직 자녀에게 특혜를 준 사실이 확인돼 10월 현재까지도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는 일부 금융권 전현직 임원들의 자녀들이 특혜를 받아 채용된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두산중공업 측의 해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든 배경인 셈이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고위 공직자 자녀들에게 채용 시 특혜를 주는 것은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문제가 된다""민간 기업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모가 임원으로 승진하는 과정에서 회사 발전에 기여한 사실에 대해 본인에게 주어지는 인사상 또는 금전적 보상은 당연한 것"이라며 "하지만 자녀들의 취업으로까지 연결되는 것은 기회의 균등 차원에서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기업 스스로가 시정해야 할 문제라는 부연이다.

 

직장인 강모씨는 "삼성, LG, SK 등 기업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임원 자녀의 상당수가 그룹 계열사에 근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두산중공업이라고 크게 다르겠느냐"고 되물었다.

 

대학생 유모씨는 "요즘 취업하기도 힘든데 대기업 임원 자녀들은 혜택을 받고 어려움 없이 채용된다는 생각에 화가 난다""업체들은 더욱 투명하고 공정한 채용 절차로 이러한 의혹의 뿌리를 뽑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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