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해지 '꼼수' 사용료 '야금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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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해지 '꼼수' 사용료 '야금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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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 된 줄 알았는데 1년째 요금청구…묵묵부답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KT의 인터넷 서비스 해지 처리 시스템 전반에 심각한 수준의 '허점'이 있다는 의혹이 최근 제기됐다.

 

이 업체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해지 처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1년 넘게 자신도 모르는서비스 사용료가 빠져나갔다는 소비자 제보가 발단이 됐다.

 

이에 대한 본보의 해명요구에 KT측은 공식적인 답변을 회피해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져가고 있다.

 

"해지 후 1년 넘게 인터넷 사용료 빼가"

 

김모(전남 무안군)씨는 3년 전 KT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했다. 자신의 집과 가게에서 동시에 이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14만원을 추가로 지불하면 최고급 사양의 컴퓨터를 받을 수 있다는 업체 직원 A씨의 설명에 귀가 솔깃해 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부터 컴퓨터는 잦은 고장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서비스 계약을 담당한 A씨에게 문제의 사실을 알리고 '업데이트'까지 받았지만 증상은 해결되지 않았다.

 

외부 전문가에게 문제의 컴퓨터를 의뢰한 김씨는 "컴퓨터 내부에 쓸만한 부품은 하나도 없고 쓰지도 못하는 저질 부품 뿐"이라는 설명을 듣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 A씨는 자취를 감춘 뒤였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김씨는 지난해 KT 측에 집과 가게에서 이용하던 인터넷 서비스 해지를 요구했다. 해지 요청 후 업체 측에서 모뎀도 회수해 간 터라 김씨는 문제 없이 처리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런데 최근 인터넷 서비스 사용료가 빠져나가던 통장을 확인한 김씨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집에서 사용하던 인터넷 서비스가 해지되지 않아 1년 넘게 사용료가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김씨는 "해지 신청 이후 집에서는 인터넷을 사용하지도 않았다""동시에 해지 신청을 했는데 왜 하나(가게)는 정상처리 되고 나머지()는 처리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업체 측에서는 해지신청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 다시 확인하지 않은 내 잘못으로 책임을 떠 넘긴다""업체 측의 업무상 과실을 왜 내 탓으로 돌리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와 협의 중"… 연락 ''

 

KT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 곳 관계자는 '저질' 컴퓨터를 최고급 사양으로 속여 서비스 가입을 유도한 정황은 물론 업무 처리상의 문제로 고객의 해지 요청을 누락시킨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이번 문제에 대해 해당 지사 관계자가 김씨와 협의 중"이라며 "내용을 확인해 보겠다"고 말한 뒤 연락을 끊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KT를 향한 비난의 시선이 적지 않다. 잠재적 피해 소비자군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새 나왔다.

 

한 소비자는 "KT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나 집 전화 서비스를 이용하다 해지하는 고객이 소수가 아닐 텐데 이들 모두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말 아니냐""업체 측은 신규 가입자 유치에만 열을 올릴 뿐 '미래의 가입자'가 될 수 있는 '해지고객'에게는 소홀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소비자도 모르는 사이 통장에서 빠져나간 돈은 누가 보상해 주냐""업체 측의 안이한 업무처리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 몫이 되는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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