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서울 강남대로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교보타워가 비싼 주차장 요금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결제'를 거부하고 있어 이용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광화문 인근에 위치한 '교보생명 빌딩'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파악돼 그룹 차원의 개선을 요구하는 의견이 소비자일각에서 일고 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영등포 타임스퀘어, 잠실 롯데월드 등 대형 문화건물들은 주차장 카드결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확연한 대조를 이뤘다.
◆ 교보타워 주차비, '신용카드 결제' 불가?
강남 교보타워를 자주 이용하는 직장인 장모씨는 이 건물에서 주차비를 계산 할 때 마다 기분이 좋지 않다. 주차요금 결제 방식이 문제였다.
건물 측의 '신용카드 결제 불가' 방침에 따라 장씨는 매번 현금으로 주차비를 계산했다. 시간당 주차비가 비싼 탓에 상당액의 주차비를 지불하면서도 그는 현금영수증조차 발급받을 수 없었다.
장씨는 "주차 요금도 비싼데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며 "항상 현금결제를 하는데 현금영수증도 발급해 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큰 빌딩에서 카드결제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교보타워에는 교보생명보험, 두산중공업, 한국펩시콜라 등 기업체뿐만 아니라 교보문고, 병원, 커피전문점, 음식점, 편의점 등이 입주해있다.
지리적 위치와 교보타워 입주사들을 고려할 때 입주 업체 직원 및 건물 방문 시 자가용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이용객들은 적게는 1000원, 많게는 수 만원에 달하는 주차비를 지불하기 위해 매번 '현금'을 소지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고 있지만 건물 측은 이용객의 편의를 고려치 않은 '현금결제' 방식만 고집하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본보 확인 결과 교보타워의 실제 주차가능 대수는 570여대. 10분당 1000원이라는 주차요금을 감안하면 현금으로 거둬들이는 1일 주차비 수익만 상당액에 달할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광화문 인근 '교보생명 빌딩'도 사정은 비슷했다. 총주차 가능대수 423대에 1일 출차량은 1400여대를 넘나들지만 신용카드를 이용한 주차비 결제는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영등포 타임스퀘어, 잠실 롯데월드 등은 달랐다. 이들 건물 주차장은 주차요금 결제 시 현금은 물론 신용카드 사용이 가능했다.
◆ 코엑스-타임스퀘어-롯데월드 신용카드 가능
교보타워와 교보생명빌딩 이용자들 사이에서 신용카드를 통한 주차비 결제 방식 도입에 대한 주문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교보타워 관계자는 "현금으로만 주차비 결제가 가능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금영수증 발급을 거부한다는 소비자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소비자의 오해나 임시로 투입된 주차 관리직원의 단순 실수라는 부연이다.
다만 이 관계자는 "코엑스, 롯데월드 정도의 주차장은 교보타워 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며 "이용객이 많은 공연장이나 놀이시설 등이 아닌 이상 우리 건물과 비슷한 수준의 주차장은 대부분 신용카드를 이용한 주차비 결제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냉소했다.
직장인 A씨는 "건물 측의 주장은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 구축 비용 및 카드 수수료와 같은 '손해'는 결코 보지 않겠다는 말로 들린다"며 "앞으로도 교보타워 갈 때는 현금을 '두둑하게' 챙겨 가야 겠다"고 비꼬았다
직장인 B씨는 "교보타워에 붙여진 '강남의 랜드마크'라는 명성이 부끄러울 따름"이라며 "신용카드사용 대중화 시대에 발맞춰 나가지 못하는 교보생명 빌딩이나 교보타워는 곧 '랜드마크'자리를 내 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