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 우선미 기자] 정부가 지난달 29일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했다. 부지 확보, 택지 개발, 건축, 임대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해 수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현대산업개발과 SK D&D등이 부상할 전망이다.
주거복지 로드맵은 생애단계별, 소득수준별로 맞춤형 주거지원을 하고 무주택 서민, 실수요자를 위한 공적 주택 100만호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로드맵에는 공공택지 확보·공급을 위한 수도권 그린벨트 개발 계획까지 포함됐다. 단단하게 묶어놨던 개발 제한을 풀어 공적 주택이 들어설 부지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유력 후보지 리스트에는 성남 금토(58만3000㎡), 성남 복정(64만6000㎡) 등 성남지역을 필두로 남양주 진접2(129만2000㎡), 구리 갈매역세권(79만9000㎡), 군포 대야미(67만8000㎡), 의왕 월암(52만4000㎡), 부천 괴안(13만8000㎡)과 원종(14만4000㎡)이 포함됐다.
이에 택지를 확보한 후 다듬어 주택을 짓고 임대 및 분양까지 하는 '디벨로퍼' 중소형 건설사의 수주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도 디벨로퍼인 현대산업개발, SK D&D가 눈에 띈다. 이들 건설사는 건축뿐 아니라 택지 개발, 건축, 임대주택까지 가능해 건축비용을 낮출 수 있다. 아파트 브랜드 가치는 덤이다.
시세 대비 공적 주택의 임대료를 낮추기 위해서는 건축비의 절감이 가장 중요하다. 대형 건설사가 공적 주택, 특히 임대 주택의 시공을 맡기 어려운 이유다.
현대산업개발은 직접 토지를 매입해 시행과 시공을 병행하는 개발형 주택사업인 자체공사로 높은 수익을 올려왔다.
1976년 서울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시작으로 다수의 도시 개발 사업을 진행해 왔다. 국내에서 100만㎡ 가까운 부지에서 민간주도형 도시 개발을 진행한 유일한 건설사이기도 하다.
실적도 양호하다. 2015년 연결 기준 4조6026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4조7499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들어서는 9개월간 3조8467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2015년 2386억원에서 2016년 3310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9월 말 기준 3410억원을 기록하며 이미 전년 순이익을 넘어섰다.
주택 임대를 주전공으로 하는 SK D&D는 올해 들어 9개월간 매출액이 243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2764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9월 말 기준 당기순이익은 680억원으로, 전년 263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기업형 임대사업자에 대한 인센티브 및 신탁, 리츠 활성화 방안이 조만간 발표될 예정인 것도 이점으로 꼽힌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12월에 임대차시장 안정화 방안이 발표되면 민간 임대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현대산업개발, SK D&D 등 부동산 개발사가 부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주거복지 로드맵은 공공 물량 확보를 통해 주택 신규수주를 늘릴 수 있는 중견 건설사에 긍정적인 대책"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