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들이 있는 집 현관문을 발로 차기까지 하다니……."
동원데어리푸드의 덴마크우유 일부 지점이 자사 고객에게 난폭한 행동을 가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피해자 중에는 어린아이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가해자로 몰린 지점 측은 과격한 행동이 있었음을 일부 인정했다. 다만 원인관계 및 사실이 실제와 다르게 부풀려져 있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런 가운데 덴마크우유 본사는 문제해결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 소비자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 '위약금' 실랑이에 멍든 '동심'
제보에 따르면 이모(충북 청주시)씨는 지난 2007년부터 덴마크우유의 가정배달 서비스를 이용해 왔다. 약정기간 2년 동안 우유 2개를 배달 받는 조건이었다. 그런데 최근 이씨는 개인사정으로 인해 배달되는 우유의 수량을 1개로 줄여야 했다.
이씨는 덴마크우유 지역 대리점 측에 수량변경을 요청했다. 대리점 직원 A씨는 이를 거절했다.
이씨의 계약해지 요구에 A씨는 "위약금 3만원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약정기간이 지난상태라 이씨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위약금을 사이에 둔 양측의 실랑이는 한동안 계속됐고, 대화내용은 점점 거칠어 졌다. 격분한 A씨는 이후 이씨의 집을 직접 방문했고, 소리를 지르며 현관문을 발로 차는 등 난폭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는 것이 이씨의 증언이다.
이로 인해 이씨는 현관문 일부가 파손됐고 현관문에 부착돼 있던 장식품 일부가 떨어져나가는 피해를 입었다. 무엇보다 A씨가 소란을 피울 당시 집에 있던 이씨의 어린 자녀들이 크게 놀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어떻게 어린아이들이 있는 가정집에 찾아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현관문을 발로 차는 행패를 부릴 수 있냐"며 "아이들이 고작 7살, 5살, 29개월째인데 자다가 경기를 할 정도로 놀랐다"고 울분을 토했다.
A씨는 이씨의 불손한 언행이 자신의 과격한 행동을 유발시켰다며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A씨는 "이씨가 계약해지를 요구할 당시에는 (이씨가) '위약금을 내고 우유배달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며 "후에 (이씨가) 말을 바꿔 위약금을 내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 A씨, "나도 억울"
또 A씨는 "이씨 역시 반말과 욕설을 서슴지 않았다"며 "문을 열어주지 않아 현관문을 두드리기도, 발로 차기도 했지만 그로 인해 현관문이 파손됐다고 하는 것은 과장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가해자 격이라 할 수 있는 덴마크우유 본사 측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덴마크우유 관계자는 "위약금으로 인해 대리점과 소비자 사이에 분쟁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씨에게 일단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제품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본사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이뤄지지만 대리점과 소비자의 계약관계에 의해 발생한 문제에는 깊이 개입하기 힘들다"며 "(문제해결 과정에서 대리점 측에) 조언이나 권고 정도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씨와 A씨가 서로 사과하는 선에서 문제가 마무리됐다는 부연이다.
소비자 일각에서는 대리점에 대한 덴마크우유 본사 측의 관리 소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소비자는 "덴마크우유는 대리점 관리에 손을 놓은 것이냐"며 "가정배달 등으로 판매망을 늘리는 데만 급급할 뿐, 그에 따른 서비스 교육 등은 관심 밖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어떤 이유에서든 어린 아이들이 있는 집에 찾아가 난폭한 행동을 서슴지 않은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일갈했다.
한편 덴마크우유는 지난2월 임신부가 마신 자사 일부 유제품에서 '휘발유'로 의심되는 이물질이 발견돼 한 차례 몸살을 앓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