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화재의 '초늑장' 사고처리 행태가 도마에 올랐다.
이모(충남 논산시)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임신 5개월째인 아내와 첫돌이 지난 딸과 함께 서울 일정을 마치고 자가용으로 귀가 길에 올랐다.
이씨는 고속도로를 타기 위해 서초IC로 방향을 잡았다. 그런데 차에 문제가 생겼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 앞을 지나고 있을 무렵, 갑자기 차의 시동이 꺼져버린 것이다.
최근 LIG손해보험에서 삼성화재로 자동차 보험을 옮긴 이씨는 삼성화재에 다급히 도움을 요청했다. 시계는
♦ 女직원은 '5시간', 男직원은 '15분'… '왜'(?)
그로부터 1시간 이상이 지났으나 삼성화재 측의 서비스는 '깜깜 무소식'이었다. 당시 서울 전역에 내린 폭설로 인해 사고처리가 지연되는 것으로 이씨는 생각, 이해심을 발휘했다.
무작정 기다리는 시간은 계속 흘렀고, 그 정도가 심하다는 생각에 이씨는 업체 측에 재차 확인전화를 걸었다. 최초 사고접수 시간에서 1시간을 훌쩍 넘긴
삼성화재 측 여직원은 "견인업체와는 (삼성화재가) 직접 연락이 안되고 전산으로만 (견인) 신청이 된다"며 "(견인신청을) 재접수 하겠지만 최장 5시간을 기다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아무튼 빨리 조치를 해달라"며 전화를 끊었고, 또 다시 기다림의 시간은 계속됐다.
임신부와 어린아이가 포함된 가족들의 건강걱정에 이씨는 다급히 경찰을 통해 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이때 시간은
홀로 남아 자신의 차량이 견인되기를 기다렸던 이씨는 다시 삼성화재에 연락(
이번에는 남직원이 응대했다. 그런데 아까 통화했던 여직원과는 대응방식과 속도면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이 남직원은 "견인업체와 연락한 뒤 바로 현장으로 출동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고, 그로부터 약 15분 후 이씨의 차량은 견인됐다.
이씨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 밖에 없었다. 여직원이 3시간 가까이 해결하지 못한 일을 남직원은 불과 15분만에 처리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씨는 "여자직원X이 나를 가지고 장난을 친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며 "(남직원이 전화를 받지 않았다면) 5시간 이상을 찬 길바닥에서 떨었을 수도 있었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씨를 더욱 분노케 만든 것은 연이은 삼성화재 측의 태도였다.
다음날 오전 10시경 삼성화재 측 상담원이 전화를 걸어와 "어제 많이 불편하셨냐고"물은데 대해 이씨는 "추운 데서 2시간 이상 기다렸는데 안 불편했겠냐"고 전했다.
하지만 이 상담원은 사고처리 지연에 따른 사과 발언도 없이 "예, 알겠습니다"라고 말하고는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은 것으로 이씨는 밝혔다.
♦ 삼성화재 "이씨와 같은 경우가 없지 않다" 무성의 답변
이씨는 "이딴 식의 서비스가 우리나라 최고라고 하는 삼성의 명품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삼성화재 측은 환경 탓 운운하며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교통이 심각하게 마비되면 실제 이씨와 같은 경우가 없지는 않다"며 "(폭설 등) 이씨의 환경이 특수한 상황에 놓였었던 것 같다"고 짧게 언급했다. 더 이상의 부연 설명은 없었다.
일각에서는 삼성화재의 사고처리 방식에 대한 의문부호가 꼬리를 물고 있다.
직장인 A씨는 "무엇보다 경찰의 도움을 받아 이씨의 가족들이 무사히 귀가한 대목에 의구심이 든다"며 "경찰이 관할 영역이 있듯 견인업체도 마찬가지인데 경찰이 출동할 동안 삼성화재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교통이나 날씨 탓으로 (사고처리지연 이유를) 돌리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경찰차에는 날개가 달려서 사고현장으로 왔다는 말이냐"고 비꼬았다.
대학생 B씨는 "고객이 얼마나 화가 났는지 알아보기 위해 (사고 다음날 삼성화재가) 전화를 한 것이냐"며 "'불난집에 부채질'이라는 말은 딱 이럴 때 쓰는 말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