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 회장 '고개 붕괴'…코오롱그룹 최대위기
상태바
이웅열 회장 '고개 붕괴'…코오롱그룹 최대위기
  • 민경갑 기자 mingg@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2월 19일 00시 07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실적악화-1조원 배상소송 등 압박 속 '이미지' 치명타…여론 악화
   
▲ 지난 17일 오후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현장.

[컨슈머타임스 민경갑 기자] 코오롱그룹(회장 이웅열)이 100여명의 사상자를 낸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사고로 창사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실적악화와 듀폰의 1조원 배상 압박을 겪고 있는 상황에 예상치 못했던 문제가 터져 나와 그룹 차원의 신음소리가 파다하다. 이웅열 회장이 직접 사과에 나섰지만 피해자 보상, 그룹 이미지 손상 등 유·무형의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코오롱, 붕괴사고 수습 비상체제 가동

19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을 포함한 코오롱 주요 경영진들은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강당 붕괴사고 수습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코오롱은 지난 18일 새벽 현장에 상황실을 마련하고 사고대책본부를 설치했다. 200여명의 임직원도 파견했다. 이 회장은 사고 발생 직후 과천 본사로 나와 보고를 받은 뒤 곧바로 경주 사고 현장으로 향했다.

17일 오후 9시경 부산외대 신입생 환영회가 진행 중이던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지붕이 무너져 학생 9명과 이벤트 회사 직원 1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당했다.

강당 건물은 샌드위치 패널로 만든 경량 철골 구조물로 그간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붕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우나오션리조트는 코오롱 계열사인 마우나오션개발이 운영하고 있다. 마우나오션개발 지분은 코오롱이 50%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이 회장과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이 24%, 26%씩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수습이 마무리 되는대로 장례절차와 배상문제에 대한 협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마우나오션리조트는 삼성화재의 영업배상 책임보험에 가입된 상태다. 대물손해 최고 5억원, 배상책임은 사고 당 1억원이다. 1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기대할 수 있는 보험금은 1억원에 불과하는 얘기다.

1조원대의 소송전 결과를 앞두고 실적까지 악화된 상황에서 이번 참사를 당해 더욱 곤혹스럽게 됐다는 지적이다.

코오롱은 지난 2012년 미국 화학회사 듀폰이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조원의 배상금을 부과 받고 항소를 진행,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18일 울산시 북구 21세기 병원 장례식장에서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붕괴사고 희생자들을 조문하고 있다.

주요 사업 부진으로 지난해 838억원의 적자까지 기록했다. 2012년에도 12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매출액도 4조4277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7.3% 감소했다.

◆ "수십년만에 큰눈, 붕괴위험 대비 필요했다"

이 회장은 사죄문을 통해 "이번 사고로 대학 생활을 앞둔 젊은이들이 꿈을 피우기도 전에 유명을 달리하게 된 데에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부상자가 하루빨리 회복하고 쾌유하도록 코오롱은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고 원인이 안전관리 소홀이란 주장에 무게가 실리면서 코오롱을 향한 비난은 거세지고 있다.

경북 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사고가 난 강당 시설은 안전점검 대상에 들지는 않지만 이런 경우는 건축물 소유주가 일차 관리 주체이기 때문에 자체 관리·점검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주에는 최근 수십년만에 큰 눈이 내렸기 때문에 리조트 소유주도 습설에 따른 건축물 붕괴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