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국내소비자들은 자동차, 대형가전 시장이 소비자 중심적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전화서비스, 한약∙한약재 시장 등은 비교적 만족도가 떨어졌다.
한국소비자원은 27일 개원 26주년을 맞아 '소비자는 우리 시장을 어떻게 평가하는가'는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개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소비자시장성과지수'를 공개했다.
◆ 자동차, 가전시장 만족도 높고 한약재, 이동전화시장 등 낮아
이날 세미나에서 소비자원이 밝힌 소비자성과지수는 유럽연합(EU)의 '소비자시장점수게시판'(CMS) 모델을 국내 실정에 맞게 변용해 만든 것이다. 소비자의 시장 감시 평가를 활성화시킴으로써 효과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규정제정을 이루겠다는 취지에서다.
지수가 높을수록 소비자들이 해당 시장을 더 소비자 중심적으로 작동한다고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에 발표된 지수는 △자동차(신차) △이동전화서비스 △생명보험(보장성) △가전제품(대형) △부동산중개서비스 △일반 의류 △외식 서비스 △육류 △한약(재) △여행서비스(국외단체)등 통계청 가계동향 조사에서 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중이 높은 상위 10개 시장을 대상으로 했다.
평가항목은 △정보의 비교용이성 △소비자문제 △소비자불만제기 △사업자에 대한 신뢰성 △만족도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사업자 전환성 △제품 및 서비스의 안전성 등 총 7가지였다.
10개 시장의 재화 및 서비스를 구매했거나 이용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총 5500명이 조사 대상에 선정됐다. 그 결과 국내 10개 주요 소비시장의 CMPI지수는 평균 63.0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 유럽연합 내 51개 시장의 시장성과지수 77.5점에 비해서 14.5점이 낮고 유사한 중요10개 시장의 지수보다도 12.6점이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시장성과지수가 가장 높은 시장은 자동차시장으로 69.8점이며, 이어 대형가전(69.2점), 생명보험(65.1점)의 순이었다. 반면 한약 및 한약재 시장은 54.6점으로 가장 낮았다. 최근 소비자피해가 빈발하고 있는 이동전화서비스 시장도 60.3점으로 뒤를 이었다.
세미나에 참석한 관련 학계 교수와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의 의의와 한계, 대안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조성진 교수는 "이번 소비자시장평가는 시장이 얼마나 소비자 지향적으로 기능하고 있는가를 소비자의 시각에서 직접 진단하고, 취약한 시장에 대해 정부가 맞춤형 대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과학적인 자료를 최초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평했다.
충북대학교 소비자학과 이희숙 교수는 "실제 재화의 특성상 아무리 많은 정보를 제공해도 구매 전에 판단하기 어려운 재화를 신뢰재라고 한다"며 "의료서비스, 금융서비스, 법률서비스를 구매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하는데 이런 경우 평과 결과를 해석함에 있어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
||
◆ "소비자정책은 소비자와 생산자 양쪽을 동시에 지원하는 방향으로…"
또 "한국경제 및 시장현실에 적합한 성과지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세밀한 기준 설정이 우선돼야 한다"며 "조사결과를 해석하는데 있어서도 우리 시장환경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길호 기업소비자전문가협회 회장은 "기업 입장에서 고객만족을 통한 영업활동을 개발하고 지속할 수 있다"며 "투명하지 못한 기업이나 시장의 관행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개선방안"이라고 평했다.
평가 지수의 왜곡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전수봉 상무이사는 "구매과정 중에 발생한 개별 기업과의 부정적인 경험이 마치 시장 전체의 문제인 것처럼 왜곡돼 평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며 "소비자정책은 시장 및 기업을 규제하는 방향보다는 소비자와 생산자 양쪽을 동시에 지원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 소비자 후생증진에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