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전은정 기자] NH투자증권이 올해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관련 불확실성으로 앞날이 불투명해 보인다. 5000억원대 환매 중단이 우려되는 옵티머스 펀드 중 NH투자증권의 판매액은 4327억원으로 전체의 84%에 달하는데 상품심사를 부실하게 했다는 의혹까지 나왔다.
NH투자증권의 2분기 연결이익은 2295억원으로 컨센서스 1620억원과 당사 추정치 1681억원을 상회하고, 별도 이익도 1641억원으로 당사 추정치 1488억원을 상회했다. 특히 올해 2분기 전체 수수료수익은 2338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5.5% 증가했다. 수탁수수료수익은 1460억원으로 전분기 및 전년동기대비 각각 41.5%, 121.9% 증가했다. IB 관련 수익은 109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3.1% 증가했다.
트레이딩 손익에서의 서프라이즈가 두드러진 가운데 신용공여 잔고 급증으로 이자손익도 기대보다 양호했다. 국내 주식시장 상승으로 인한 수탁수수료수익이 크게 증가했고, 금융시장 안정화로 IB관련 수익 증가와 운용손익 및 이자수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하지만 큰 폭의 실적 개선에도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와 관련한 선지급 여부나 수준, 원자산의 회수율 등이 정해지지 않아 실적 불확실성이 다소 큰 것으로 판단된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27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고객에게 선 유동성을 공급하고 법률적으로 책임질 부분은 최대한 책임져 고객 피해가 최소화 할 수 있게 하겠다"면서도 "(투자금 선지급 방안에 대한) 결정은 좀 더 장기적 내용을 검토하기로 해 보류했다"고 밝혔다.
옵티머스 자산운용사의 펀드 최대 판매처인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운용한 사모펀드 5151억원(설정원본) 중 약 84%에 해당하는 4327억원어치를 판매했다. 전체 펀드 중 환매가 중단된 금액은 약 2401억원이며 나머지 2750억원에 대해서도 환매 중단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품 운용 손익이 예상보다 가파르게 회복되면서 옵티머스 관련 충당금 영향을 상쇄했지만 당분간 사모펀드 불확실성이 클 것"이라며 "향후 추가 비용이 없다면 실적 호조가 전망되지만 전액 비용 인식할 경우 불확실성 이슈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NH투자증권은 부실한 상품 심사를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상품 승인에 옵티머스가 개입했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당시 NH투자증권의 상품승인소위는 H법무법인이 작성한 법률검토보고서를 받았다. 이 법무법인은 옵티머스의 이사인 윤석호 변호사가 대표여서 셀프로 상품을 검토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 변호사는 현재 옵티머스 사태로 구속됐다.
미래통합당 이만희 의원은 "옵티머스 펀드를 옵티머스가 셀프 승인하면서 법률검토도 부실했고, 펀드 투자구조에 대한 설명보다는 배임과 관련된 부분만 설명됐다"고 주장했다. 또 H법무법인이 제출한 법률검토보고서는 옵티머스 펀드상품의 투자 구조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보다는 배임과 관련된 부분만 나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은 "상품승인소위원회는 해당 펀드상품의 법리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투자 구조의 문제나 투자자의 피해 가능성에 대해 다각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개최하는 회의"라며 "상품승인소위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의견 검증을 제3의 법무법인이 아닌 상품을 제시한 운용사 측에 일임한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고 비판했다. 셀프 검토에 이어 외부 검증까지 소홀히 하는 등 NH투자증권의 리스크 관리 체계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옵티머스 펀드 사태의 본질은 운용사 관계자들의 사기범죄 행위이지 해당 상품구조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당시 상품 투자구조 중 일부 내용의 적법성에 대해 확인 문의했었고 옵티머스 측은 기존 판매중인 상품으로 이미 이슈 없다는 결론을 받았다며 법률검토서를 제출했던 것"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