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스팩(SPAC) 과열경쟁 시장 혼탁 부추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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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스팩(SPAC) 과열경쟁 시장 혼탁 부추기나
  • 김광균 기자 kk9640@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3월 06일 0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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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스팩 상장심사 청구 기업 벌써 5곳…내달부터 규제 강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 설립 열풍이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사진은 기사와 무관)

[컨슈머타임스 김광균 기자]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 상장이 봇물을 이뤘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스팩 설립과 합병 결의가 잇따르고 있어 주목된다. 

스팩 설립 열풍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과 함께 과열경쟁으로 인한 시장 혼탁 등 부작용 우려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 스팩-비상장기업 간 합병 결의 '속속

5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스팩 수는 전체 신규 상장 기업 72곳 가운데 약 37%에 이르는 26곳이었다. 2009년 스팩 상장이 합법화된 이후 가장 많은 수였다.

올해 들어 상장심사를 청구한 스팩만 벌써 5곳이다. 올 초 KB제7호스팩을 시작으로 KTB스팩2호, 한화에이스스팩1호, 유진ACPC스팩2호, 하나머스트스팩1호 등 5곳이 거래소에 상장심사를 청구했다.

스팩은 비상장기업을 인수·합병(M&A)을 통해 우회상장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일종의 페이퍼컴퍼니(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다. 상장 후 3년 내 합병회사를 찾지 못하면 상장 폐지된다.

스팩에 관심이 쏠리는 까닭은 기업공개를 통한 상장보다 절차와 심사가 수월할 뿐 아니라 우회 상장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사라지면서 기업들의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공모자금에 대해선 90% 이상을 예치하도록 돼 있어 합병에 실패하더라도 원금이 보장되고 합병을 통한 추가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안정적인 투자수단이라는 점에서 선호도가 높다.

이 같은 추세 속에서 올해 스팩과 기업 간 합병 결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달 들어 두 건의 합병 결의가 성사됐으며, 이에 앞서 스팩 합병을 추진해 상장을 앞둔 기업들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지난 3일 KB제3호스팩은 프로스테믹스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날 하나머스트3호스팩도 코넥스 상장사인 판도라티비와 합병을 결의했다.

특히 KB제3호스팩과 프로스테믹스 합병은 스팩과 바이오 업체 간, 하나머스트3호스팩과 판도라티비는 스팩과 코넥스 상장사 간 첫 합병 사례로 족적을 남기게 됐다.

이와 함께 하나머스트스팩은 오는 10일 선박 및 보트 건조업 전문 우성아이비와 합병을 완료, 오는 24일 코스닥 입성할 예정이다.

우리스팩2호와 합병 주총을 거친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이달 30일 합병을 완료해 내달 9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큐브엔터테인먼트는 비스트, 포미닛, 지나, 비 등의 아티스트를 보유한 연예기획사다.

나노를 흡수합병키로 한 유진스팩1호는 오는 13일 합병승인을 위한 주총을 앞두고 있다. 나노는 이산화티타늄(TiO2) 소재 및 대기정화용 촉매 전문 생산기업이다.

교보위드스팩과 응용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엑셈, 키움스팩2호와 레드비씨는 각각 내달 7일과 16일 합병을 위한 주총이 예정돼 있다. 이후 5월 12일, 19일 각각 합병을 완료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앞선 스팩 합병 성공 사례를 보고서 시장에 뛰어들려는 기업들이 많아지고있는 게 사실"이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스팩 합병을 추진하려는 기업들이 꾸준히 늘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 "무리한 상장 추진…역효과 가능성"

이처럼 이달 들어 스팩 합병 결의가 몰리게 된 것은 지난해 개정된 '주식회사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에 따라 스팩에 흡수합병되는 법인도 지정감사제를 받게 됐기 때문이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내달 1일부터 스팩과 합병을 통해 상장 추진중인 비상장 법인은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지정감사인을 배정받아 감사를 받고 합병에 나서야 한다. 지정감사제를 피해 합병 결의부터 하려는 기업들이 몰리면서 경쟁 과열로 흐르는 양상이다.

스팩 상장 경쟁이 과열되면서 사전에 합병 소식이 새나가 합병이 무산되거나 부실 상장사가 생겨날 우려도 나온다.

사전 정보 유출을 통한 부당 이득 챙기기도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합병계획 발표 이전에 주가가 급등해 사전 정보 유출 의혹이 심심치 않게 불거져 나온다. 지난달 4일에는 스팩 도입 이후 처음으로 불공정행위가 금융당국에 적발돼 문제가 된 해당기업 전 대표이사에 대한 검찰 고발 조치가 취해지기도 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스팩에 어떤 업체가 붙을지는 모르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맞게 잘 준비된 기업을 선택하는 게 관건"이라며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하다보면 역효과가 날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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