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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혁 넷마블 의장

“철저한 ‘현지형’ 게임 만들어야…상장자금 인수합병에 쓸 것”

서순현 기자 camille@cstimes.com 기사 출고: 2017년 01월 23일 오전 7시 54분
   

[컨슈머타임스 서순현 기자] “판이 불리하면 판을 바꾸면 됩니다.”

게임업계에서 ‘승부사’로 통하는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다시 한번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말 출시된 모바일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의 한달 매출이 2000억원을 넘어선 것. 작년 넷마블게임즈의 잠정 매출액도 1조5029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신장됐다.

올해에는 중국, 일본, 북미 등 각 국가에 특화된 ‘현지형 게임’을 통해 글로벌 틈새시장을 개척하겠다며 방 의장은 한껏 자신감을 드러냈다.

◆ “‘글로벌 원빌드’ 만으로는 한계…현지 시장 철저히 공략해야”

Q. 작년 말 ‘지스타’에 첫 진출했다. 평가를 내린다면.

== 첫날 지스타 행사장 네트워크에 문제가 있어서 제대로 유저들에게 서비스하지 못해 아쉬움이 좀 남습니다. 이번 지스타에서 공개하고픈 다양한 게임들이 있었지만 욕심을 버리고 가장 출시일이 빠른 게임3종을 선보여 주목도를 높이려 노력했습니다.

지스타를 통한 ‘리니지2: 레볼루션’의 홍보효과는 확실히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지스타 전체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는 없으나 넷마블은 나름대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할 수 있겠네요.

Q. VR∙AR(가상∙증강현실) 등 신기술을 어떻게 보는지. 향후 게임 트렌드는?

== VR∙AR이 향후 게임 시장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점은 의심할 수 없습니다.

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시장이 어느 정도 성숙해야 합니다. VR은 테마파크나 건축, 의료, 여행 등 분야에서 더욱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게임 쪽도 개발되고 있는데 어느 쪽에서 진행되는지 잘 보셔야 합니다. 콘솔게임과 VR의 만남은 환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넷마블이 지금 주력하고 있는 것은 모바일게임입니다. 모바일게임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아야 하죠. 모바일과 VR의 만남이 성사되려면 적어도 고글 수준의 디바이스 경량화가 필요합니다. 지금 많은 제조사들이 경량화를 추진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VR이나 AR이 모바일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먼저 해결해야 할 몇 가지 전제조건이 있고 또한 넷마블도 관심을 가지고 자체 연구개발(R&D)를 진행하며 변화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디바이스 간의 융합이 일어날 것으로 봅니다. 유저는 언제 어디서든지 디바이스를 선택해 유∙무선으로 게임을 즐기게 되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Q. ‘리니지2: 레볼루션’ 성공 이후 엔씨소프트와 더 돈독해 진 것 같다. 향후 협업 계획은?

== 중요한 건 시장을 보고 어떤 게임이 가장 적합할지 판단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전략에 따라서 최근 리니지를 먼저 선보이게 됐고 그 차기작으로 ‘블레이드&소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 작품에 대해서는 지금 정말 많은 고민을 하고 있어요.

게임이라는 게 갑자기 만들겠다고 해서 금방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개발에 착수하기 전에 많은 부분이 준비돼야 시작할 수 있는데 지금 그 준비단계에 있습니다.

향후 어떻게 시장이 변화할 것이고 그 변화된 시장에 어떤 IP(지적재산권)의 게임을 내놔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초기 콘셉트를 두고 고민하고 있는 시점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Q. 일본∙중국 등 ‘빅마켓’ 진출 전략을 발표했는데. 현지 법인은 어떻게 운영되는가.

== 넷마블 일본 법인은 2004년도에 소프트뱅크와 합작을 통해 설립됐고 올해로 13년 정도 됐습니다. 일본 법인은 현재까지 모바일게임을 15개 정도 론칭하며 경험을 많이 쌓았고 일본인들도 많이 근무 중입니다. 현지 일본 시장에 대해서는 이해도가 상당히 높죠.

넷마블 중국 지사도 중국 현지에서 게임 개발∙서비스했던 인력 30여명 정도로 구성돼 있습니다.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력을 바탕으로 게임 기획을 직접 하시는 분들도 있지요.

이들 모두 단순히 한국 본사를 통해 일방적인 지시를 받는 것이 아니라 현지인들과 의견을 공유해가면서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북미·유럽, 중국, 일본 등 빅마켓 진출을 위한 ‘현지형 게임’을 강조했다

== 앞으로는 ‘글로벌 원빌드’ 만으로 무리가 있습니다. 글로벌 원빌드 전략을 통해 게임 관리 비용 절감이나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던 시기들이 있었죠. 그러나 시장이 이렇게 고착화된 상태에서는 개발단계에서부터 철저하게 현지 시장을 위한 게임을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글로벌 전체를 타깃으로 하는 게임은 원빌드 전략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하나의 특정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반대로 완벽한 현지화가 필요하죠.

저희는 많은 게임의 현지화를 진행해본 결과 쉽게 고칠 수 없는 한계들이 분명히 생긴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한가지 기능을 추가∙수정하기 위해 게임 전반적인 시스템을 전부 뜯어고쳐야 한다거나 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죠.

현지화를 진행해 적정 수준의 성과를 얻을 수 있으나 글로벌에서 큰 성공을 원한다면 처음부터 시장 사이즈가 큰 타깃 국가를 정하고 그 나라에 맞는 게임을 개발하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넷마블도 원빌드 전략 이행이 충분히 가능하지만 현재는 각 권역 별로 게임개발사들의 개발 수준이 높은 상황입니다. 그 사이에서 섣불리 글로벌 원빌드를 진행하는 것은 되려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Q. ‘현지형 게임’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 중국형∙일본형 게임의 차이에 대해 설명하자면 대단히 복잡합니다. 예를 들면 라면의 경우 일본이나 중국에 가서 먹는 라면은 서로 다르죠. 비슷해 보이지만 맛이 다른 이유는 면, 스프의 재료, 조리 방법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경우 게임 시스템을 유저들이 따라갈 수 있는지 호흡을 가장 중시하고, 일본 게임은 밸런싱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시간을 들여 꾸준히 외국 게임들을 플레이를 해보니 체감되는 부분이 많이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는 라면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죠. 면과 스프를 어떤 식으로 만들지 어떤 재료를 첨가할지 끓일 때 어떤 식으로 끓일지 고민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공모된 자금, M&A 등에 쓸 것”

Q. 상장을 앞둔 시점에서 기업 가치 측정을 두고 평가들이 갈린다.

넷마블의 기업가치는 판단하시는 분들마다 틀립니다. 굉장히 좋게 평가해주시는 분들도 있고 일각에서는 너무 가치가 높은 것 아니냐 평가도 있는데 사실 기업 가치는 투자자들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죠.

다만 성장성과 성공 가능성을 봐야 합니다. 저희는 게임사로서 지속적으로 다수의 히트작들을 제작하고 있고 매출도 매년 평균 60% 이상 성장하고 있습니다.

또 시장이 한국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글로벌 점유율이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있습니다. 이러한 성장성, 글로벌 비중, 포트폴리오 등을 높게 평가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는 반면 시장동향, 타 경쟁사들의 상황과 단순 비교해 다소 낮은 평가를 내리는 분들도 있습니다.

Q. 공모주 판매로 발생된 자금은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 상장 규모나 이런 게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인 것은 말씀 드릴 단계는 아닙니다. 다만 해외 지사 설립∙투자, 고용창출 등에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상장이 이뤄지고 실제 자금이 확보가 되었을 때면 더 자세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부 개발력을 증대시키고 지속적으로 인력규모를 늘리고 사회 공헌 활동을 하는 것은 이미 내부의 사업이익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부분입니다. 그러나 M&A(인수합병) 경우는 훨씬 더 큰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공모된 자금은 ‘큰 일’을 하기 위해 사용될 것입니다.

Q. 넷마블이 중소 개발사들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우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있다.

== 중소 개발사에게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부분들이 왜 비판 받아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저희에게 투자를 바라는 개발사들은 상당히 많습니다.

저희가 봤을 때도 개발력이 있고 서로 윈윈 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서면 인수를 진행하는 건데 사실 지난해에는 많이 (인수를) 못했습니다. 앞으로도 실력 있는 개발사들을 찾아나갈 계획입니다.

Q. 자회사들은 저마다 역할이 정해져 있는가.

== 자회사들에게 특정한 역할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희가 게임을 개발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로 나뉩니다.

제가 직접 개발팀을 정하고 IP, 아이템, 목표 등을 제시하는 경우와 개발사 스스로 구체화시켜 발전시키는 경우죠. 시장 상황이 개발사의 전략과 잘 맞아 떨어지는 경우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제가 어떤 IP를 확보했는데 혹시 만들고 싶은 분 있으신가요?”라고 제가 대표들에게 물어봅니다. 개발사들이 의향을 보이면 제가 여력이 되는지 확인하고 진행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넷마블몬스터의 경우는 “스타워즈 게임을 만들고 싶은데 IP를 확보해줄 수 없느냐”는 요청이 있어 저희가 직접 디즈니와 루카스필름과 접촉해서 판권을 따왔습니다. ‘세븐나이츠 MMORPG(가제)’도 개발사에서 세븐나이츠 IP를 발전시키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해 진행됐죠.

◆ 방준혁 의장은?

2000년 넷마블을 설립한 뒤 대표이사를 역임하다 2004년 CJ E&M에 지분을 넘긴 뒤 플레너스 사업전략담당 사장, CJ 인터넷 사업전략담당 사장 등을 역임했다.

2011년 CJ E&M 게임사업이 부진에 빠지자 총괄 상임고문으로 복귀해 모바일 게임사업을 강화하며 체질개선을 주도했다. 이후 CJ넷마블과 CJ게임즈로 양분됐던 게임사업을 넷마블게임즈로 통합하고 가파른 실적 상승을 이어가 국내 2위 게임사로 도약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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