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유영 기자 |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는 미국 럭셔리 브랜드 앙팡 리쉬 데프리메(Enfants Riches Déprimés, 이하 ERD)가 23일 서울 도산공원 인근에 아시아 최초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며 국내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이번 플래그십 스토어는 파리 마레지구에 이은 전 세계 두 번째 단독 매장이자, 아시아 지역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공간이다. 총 2층 규모로 구성된 매장은 ERD 창립자 겸 디자이너 헨리 알렉산더 레비(Henri Alexander Levy)가 직접 건축·인테리어에 참여했으며, 뉴질랜드 건축 스튜디오 '페론 헤이(Perron Hay)'가 설계를 맡아 브랜드 특유의 감각적이고 예술적인 무드를 구현했다.
매장 내부는 자연 채광을 극대화한 미니멀 구조와 함께, 헨리 알렉산더 레비의 개인 아트 컬렉션과 월러스 버먼(Wallace Berman)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작품이 전시돼 브랜드의 예술적 세계관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입구에는 20세기 프랑스 디자이너 장 프루베(Jean Prouvé)의 빈티지 도어가 설치돼 공간 전체에 상징성을 더했다.
특히 한국 매장만의 고유한 미감을 살리기 위해 전통 요소도 곳곳에 반영됐다. 2층에는 한국 전통 가구인 반닫이함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크레덴자가 전시돼 있으며, 계단에는 100년 된 한국 목재가 사용돼 지역성과 브랜드 철학이 조화롭게 공존한다.
이번 매장에서는 ERD의 대표 상품인 남성복은 물론, 최근 본격 전개를 시작한 여성복 라인까지 전 제품군을 만나볼 수 있다. 2025 시즌 컬렉션은 자본주의와 사회 억압에 대한 저항을 테마로, 거친 실루엣과 노출, 빈티지한 질감 등을 통해 브랜드 고유의 반항적이면서도 세련된 감성을 담아냈다.
매장 오픈을 기념해 국내 고객만을 위한 '서울 익스클루시브' 한정 제품도 함께 출시됐다. 가죽 재킷, 그래픽 티셔츠, 스터드 벨트 등 브랜드 대표 아이템을 국내 소비자 취향에 맞게 특별 제작해 선보인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아시아 지역 유일의 매장인 만큼 ERD만의 정체성과 미학을 오롯이 담은 공간으로 완성했다"며 "이번 오픈을 시작으로 국내 시장에서 ERD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