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당한 내비' 버스를 바닷가로 안내하다니…
[컨슈머타임스=장의식기자] 지난 2008년 5월 10일 강원도 삼척에서 승객 26명을 태운 관광버스가 내비게이션(자동항법장치)의 잘못된 길 안내로 엉뚱한 길로 가다 아예 바닷물에 빠질 뻔한 아찔한 사고가 발생한 일이 있었다.
당시 관광버스를 몰았던 운전사 변 모(46)씨는 오후 5시55분께 삼척시 교동 광진해수욕장에서 입구 터널에 충돌한 뒤 백사장을 가로질러 바닷물 앞에서 가까스로 멈춰서는 위험천만했던 상황이 벌어졌던 것.
하지만 운전자 변 씨가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다행히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26명은 무사해 가슴을 쓸어 내렸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경찰 관계자는 "내비게이션이 길이 나 있지 않은 해수욕장 입구로 안내했다"며 운전사 또한 "길을 잘못 들어섰다는 것을 알았지만 마침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어쩔 수가 없었다"는 말만 늘어놓았다.
갈수록 도로여건이 좋아지고, 여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네비게이션의 이용률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운전자들로부터 네비게이션 없는 운전문화는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가 되었다.
그런데 네비게이션의 종류가 다양화되면서 소비자들은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앞에 지적한 것처럼 안전하게 길을 안내 받을 수 있는지 제품에 다양성에 대해 입체적으로 따져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에서 시장점유율이 높은 7개 제품을 통해 밝혀진 결과를 살펴보기로 한다.
# 업데이트 안 하려면 왜 달고 다니니…
먼저 가장 따져봐야 할 것은 안내기능과 업데이트의 충실성이다. 적절한 시점에서 운전자가 쉽게 이해하고 따를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야 한다는 것. 이는 편의성뿐만 아니라 안전성과도 직결되어 있어 더 더욱 중요한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운전은 자칫 잘못하다가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운전대를 잡으면 가능한 한 안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시 말해 네비게이션의 화면과 안내 음성이 중요한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화면이 너무 화려하거나 다양하면 운전자의 집중력을 떨어뜨려 안전운전을 방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업체들은 화면상의 그림이나 문자를 통한 안내를 선호하지만,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음성안내의 비중을 높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업데이트의 측면에서는 신속성 여부가 품질을 판가름하는 요소다. 앞서 지적했듯이 새로 생긴 도로나 건물이 반영되지 않으면 네비게이션은 무용지물. 최소 1년에 4회 이상은 업데이트를 해 줘야 좋은 제품이라 말할 수 있는 것.
업데이트는 전국적인 현지 실사를 거쳐 데이터를 수정하는 작업이므로 꽤 까다로운데다 비용 또한 많이 든다. 어떤 업체는 연간 수십억 원을 쏟아 붓는다고 하니 그 규모를 대충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네비게이션이 업데이트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그럴 듯한 것은 주기적으로 새 제품을 사도록 유도하는 전략일지 모른다는 것이다.
# 화면과 음성안내
미오ㆍ팅크웨어 제품이 고가도로나 지하차도처럼 차선 선택이 중요한 지점에서는 차선을 확대, 운전자가 진행방향을 식별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오ㆍ팅크웨어ㆍ노바일렉트로닉스(NDN-7100D) 제품이 회전 시 구체적인 방향을 포함해 편리한 운전을 돕는다.
# 업데이트의 신속성과 편리성은?
미오ㆍ팅크웨어ㆍ노바일렉트로닉ㆍ더맵 제품이 최근 개통도로와 신설 및 이전 시설물의 반영도가 높았다. 노바일렉트로닉ㆍ더맵ㆍ카나스ㆍ팅크웨어 제품이 메모리카드에 자동으로 업데이트 되어 편리 했지만 다른 제품들은 PC 하드디스크에 다운로드한 후 다시 업데이트 해야 하는 것이 불편함으로 지적됐다.
이밖에 파인디지털 제품은 전자지도를 교체하면서 자동 업데이트 기능을 지원하며, 미오 제품은 파일 선택의 폭이 넓고, 팅크웨어 제품과 더불어 업데이트 시 사용자가 원치 않는 파일은 지울 수 있게 한 것이 장점이다. 카나스 제품은 제공된 SD 메모리카드 외에는 업체의 승인이 있어야 업데이트가 가능해 불편하다.
# 다양한 제품들이 다양한 분류 방법을 지원하고 있었지만...
기계제품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100이면 100 그것이 지닌 복잡함을 이유로 꼽는다. 보다 편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지만, 사용법이 불편하다는 아이러니함을 지닌 것이 바로 '기계'라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사용자가 '기계치'이기 때문만은 아니며 얼마나 간결한 작동법을 지녔느냐가 제품 구매에 있어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되기도 한다.
네비게이션 역시 마찬가지다. 목적지의 주소나 명칭으로 검색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전화번호, 아파트단지 등 보다 다양한 방법을 원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 따라서 네비게이션이 다양한 분류방법을 지원하면 그만큼 편리한데, 시험에 사용된 제품은 모두 다양한 검색방법을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로탐색은 대부분의 제품이 추천경로와 고속도로 우선, 국도 우선, 최단거리 등 조건에 따라 선택할 수 있지만, 동일 목적지에 대한 추천경로에서는 별 차이가 없었다. 이는 도로별 정보나 우선순위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테마 검색기능: 팅크웨어ㆍ미오ㆍ파인디지털 제품은 맛집,펜션,여행지 등 테마검색 기능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
다중 경로지원: 팅크웨어ㆍ미오 제품은 각각의 탐색결과를 동시에 표시하는 이른바 다중경로 기능을 지원한다. 탐색한 경로에 유료 도로가 포함된 경우 통행요금도 함께 알려준다.
출발위치 변경과 모의주행: 더맵ㆍ팅크웨어ㆍ미오 제품은 모의주행 속도나 출발 위치를 변경할 수 있어 편리하다. 특히 팅크웨어 제품은 경로 탐색시간이 좀 더 빠른 편이다.
# 이제 거치대 등은 덤이 아닌 필수 옵션
더 이상 옵션은 단순한 '덤'으로서만 기능하지 않는다. 사용자의 편의성과 만족도를 높여주고, 결국 판매 업체에 대한 신뢰도와 재구매로 연결시켜주는 핵심 전략이 되는 것이다.
견고한 거치대가 최고: 먼저 거치대는 네비게이션을 지탱해주는 목적이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견고함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테스트에 사용된 제품들은 모두 흡착빨판을 이용해 자동차 앞 유리에 부착하는 방식인데, 접착력이 무척 뛰어나 설명서대로 따르기만 한다면 운전 도중 떨어질 염려는 붙들어 매도 될 듯싶다. 하지만 흡착빨판이 닿는 부위를 깨끗이 하고 차량 내부의 온도를 관리하는 등 보다 안전한 사용을 위한 노력은 평소 운전자가 해야 할 몫.
쉽게 조작하고 편리해야: 미오ㆍ더맵 제품은 한 손으로 쉽게 끼울 수 있는 구조인데 반해, 파인디지털ㆍ노바일렉트노릭 제품은 제품 뒷면에 설치된 4개의 홈에 정확히 끼워야 해 상대적으로 불편함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노바일렉트로닉ㆍ파인디지털ㆍ팅크웨어 제품은 음량조절, 초기화면 전환 등 기능키가 별도로 설치돼 있어 편리함을 더했다. 특히 팅크웨어는 명칭검색, 최근검색, 집 등 네비게이션 용도의 기능키를 설치한 점이 돋보였다.
한편 소비자원에 따르면 부가기능으로 카나스 제품은 MP3, 현대오토넷 제품은 이미지와 MP3, 나머지 제품은 이미지와 MP3, 동영상 재생이 지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맵피 제품은 각 파일별 용도를 세부적으로 표시해 관리가 용이한 것도 특징이라면 특징으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