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강나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29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미국의 통상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이뤄지는 방한인데다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와 개별 면담을 가질 예정인 만큼 어떤 결과가 도출될지 관심이 쏠린다.
재계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오후 전용편으로 입국해 오는 30일 서울 모처에서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와 개별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트럼프 주니어의 한국 방문은 지난해 8월 보수 청년단체가 주관한 정치 콘퍼런스 '빌드업코리아 2024' 행사 이후 8개월 만이다.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로는 첫 방한이다.
1박 2일의 짧은 일정인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은 국내 재계 인사 중 가장 교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정 회장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이면에는 트럼프 행정부와 소통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해달라는 국내 재계의 요청이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주니어는 주요 대기업 총수와 릴레이 단독 면담을 갖는데, 대상자는 약 20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미국 사업 비중이 큰 반도체, 자동차, 에너지, 전자, 철강, 방산 등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 총수들로 알려졌다.
재계에선 10대 그룹 총수 상당수가 면담에 나설 것으로 관측한다. 일부 총수는 대면 방식이나 해외 일정 등을 이유로 최종 참석 여부를 아직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0대 그룹 총수 중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 회장은 해외 체류 일정으로 불참한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관계로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이 대신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이날 방한한 존 펠란 미국 해군성 장관과 함께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둘러볼 예정이어서 면담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도 면담 가능성이 언급된다.
재계 순위 20∼30대 그룹 중에선 미국과의 인공지능(AI) 협업을 추진하는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면담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일부 중견기업 회장들이 트럼프 주니어와의 만남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 시간은 개인당 1시간 안팎이며 트럼프 주니어가 재계 총수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주니어는 정·관계 인사와는 만남을 갖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 인사가 정·관계 인사를 만나려면 미국 백악관과 협의를 거쳐야 하지만, 사전에 이런 절차가 없었고 앞으로도 협의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막후 실세로 꼽힌다. JD 밴스 상원의원을 부통령으로 추천한 것도 트럼프 주니어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번 방한의 다리가 된 정 회장과 막역한 사이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5박 6일간 머물렀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던 트럼프 대통령과도 대면해 긴 시간 대화를 나눴다.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을 계기로 워싱턴을 찾았을 당시에도 트럼프 주니어의 주선으로 정·관계 유력 인사들을 두루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