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이 지방은행과 협업 상품을 출시한다. 바로 공동대출 상품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뱅 3사는 지방은행들과 각각 공동대출을 내세워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다만 공동대출이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기게 할 만큼의 혜택을 제공하진 못할 것으로 전망되며 흥행 여부엔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카카오뱅크와 전북은행의 공동대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케이뱅크도 BNK부산은행과 공동대출 상품을 개발해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혁신금융서비스 신청을 마무리했다.
앞서 토스뱅크는 지난해 8월 광주은행과 손잡고 시장 최초로 공동대출을 선보였으며, 후속 상품으로 시중은행인 iM뱅크(옛 대구은행)와 손을 잡고 공동대출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인뱅 3사는 올해 공동대출이라는 공통된 서비스를 두고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공동대출은 인터넷은행이 제휴은행과 함께 선보이는 대출 상품으로 소비자가 인터넷은행 앱에서 대출을 신청하고 돈을 빌리는 상품이다. 인터넷은행과 제휴은행이 대출금 재원을 함께 마련하며 두 은행이 각각 고객 심사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일반 대출과 차이가 있다. 대출로 벌어들인 이자는 인터넷은행과 제휴은행이 나눠 가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지난해 이미 '함께 대출'이라는 이름으로 공동대출을 선보였던 토스뱅크는 출시 6개월 만에 약 2만건의 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신용대출을 넘어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동대출은 두 은행의 협력 상품으로, 단일 상품의 성공을 넘어 금융업 전반에 혁신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디지털 기술에 강한 인터넷전문은행과 오랜 업력 및 노하우를 갖춘 지방은행이 협력한 방식은 시장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다만 공동대출이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혜택이 다소 적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공동대출 상품이 비대면 신용대출로 한정돼 있는 점도 경쟁력이 떨어진다. 같은 상품을 놓고 경쟁하면서 우위를 선점하려면 금리와 한도를 완화해야 한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를 강경하게 관리하는 상황에서 은행권에서 대출 수요가 쏠리도록 금리를 조정한다거나 한도를 늘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인뱅이 가져갈 이익 규모에도 한계가 있다. 한정된 규모를 인뱅 3사가 나눠가지는 방식인데다, 공동대출은 기존 대출 대비 이자 수입이 적은 것이 단점이다.
공동대출의 대출금 재원을 인터넷은행과 제휴은행이 반씩 부담하는 것처럼 대출 이자 역시 인터넷은행과 제휴은행이 나눠 가져야 한다.
이같은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인뱅 3사가 공동대출을 잇따라 출시하는 배경에는 고객 유치 효과가 있다. 지방은행과의 협업으로 내놓은 공동대출은 적은 돈을 들이고 지방은행 고객까지 확보할 수 있는 가성비 높은 수단이 될 수 있어서다.
또한 대출금 재원 부담은 제휴은행과 분담하지만 고객 유입으로 인한 파생 효과는 오롯이 인터넷은행의 몫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선제적으로 출시했던 상품이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어 인뱅과 지방은행간의 협업이 앞으로도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고객포용과 금융 소비자의 접근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