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적자 구간에 진입한 가운데 이번 달부터 자동차보험료 인하가 시작돼 손보사들의 손익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픽사베이]](/news/photo/202504/640011_555947_4322.jpg)
컨슈머타임스=김성수 기자 |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브레이크 없이 지속 상승하면서 손익분기점을 크게 웃돌고 있다.
주요 손해보험사(이하 손보사)들이 이달부터 자동차보험료를 최대 1% 인하할 예정인 가운데 봄철 행락객 증가와 정비수가 인상으로 올해 손해율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2월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대형 5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8.7%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9.7%포인트(p) 오른 수치로 전월 대비 6.9%p, 작년 연간 5개 손보사의 손해율 평균보다 5.5%p 높은 수치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란 받은 보험료 대비 사고가 발생했을 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손해를 보지 않는 적정 손해율을 80% 이하로 책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급등의 원인으로 '자동차 부품비 증가'를 꼽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소비자물가상승률보다 높은 클레임 인플레이션 영향을 받지만, 보험료 조정이 쉽지 않고 비대칭적이어서 인플레이션을 초과해 손해율이 발생한다. 클레임 인플레이션이란 보험산업이 체감하는 물가상승률을 의미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06~2023년 연평균 물가상승률은 2.3%를 기록했지만, 대물배상 및 자기차량손해 사고 당 손해액은 각각 연평균 5.4%, 4.7% 상승하면서 물가상승률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천지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차량 수리비 상승이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높이고 있다"라며 "국산·외산 차량 고급화 및 대형화로 인한 차량 가격 상승과 부품의 단위 가격 상승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기 및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데 배터리 등 부품비가 높아 건당 손해액 증가세를 확대하고 있다"라며 "부품 수요 측면에서는 높은 교환 비율, 낮은 대체부품 사용률 등이 사고 건당 손해액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기조도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대한 부담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3년 만에 적자로 전환하면서 보험료 인상 요인이 커졌지만, 금융당국의 보험료 인하 압박을 이기지 못한 손보사들은 4년 연속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결정했다.
자동차보험료 인하는 2022년부터 4년 연속으로 이뤄지고 있다. 과거 자동차보험료 인하 폭은 2022년 1.2~1.4%, 2023년 2.0~2.5%, 2024년 2.1~3.0%였다. 올해는 최대 1%에 달하는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할 방침이다.
자동차 정비수가 인상도 손해율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동차 정비수가는 보험에 가입한 차량에 대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험사가 지급하는 수리비의 일종이다.
지난 2020년 관련 법 개정으로 보험업계와 정비업계의 협의를 통해 공임비를 결정하기로 합의 한 이후 매년 상승하고 있으며 올해는 2.7% 인상을 단행했다.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지속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달부터 자동차보험료를 추가 인하하면서 손보사들의 손익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합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전년 대비 2.7%p 상승한 86.5%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통상 자동차보험 사업 비율이 약 16%인 점을 감안하면 자동차보험의 합산비율이 100%를 초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추이를 감안하면 합산비율 2.7% 상승 시 합산 자동차보험 손익은 약 25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