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는 있나…문턱 높은 '출산장려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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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요자는 있나…문턱 높은 '출산장려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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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은행권에서 출산 장려 명목으로 고금리를 앞세운 이른바 '출산장려 금융상품'을 속속 출시하는 가운데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수요자가 극히 일부로 한정돼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26일 은행연합회의 '저출산 극복 상품 공시 사이트'에 따르면 저출생 극복 적금은 △신한은행 '다둥이 적금' △KB국민은행 'KB아이사랑적금' △하나은행 '하나 아이키움 적금' △우리은행 '아이행복적금2' △NH농협은행 'NH아동수당 우대적금' △iM뱅크 'iM아동수당적금' △BNK경남은행 '하이 베이비(Hi baby) 적금' △BNK부산은행 'BNK 아기천사적금' △토스뱅크 '토스뱅크 아이 적금' 등이 있다.

신한은행 '다둥이 상생적금'은 가입기간 중 결혼·임신(난임)·출산을 한 고객과 2자녀 이상 다자녀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기본금리 연 2.5%에 우대금리 최대 연 5.5%포인트를 더해 최고 연 8.0%까지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의 'KB아이사랑적금'은 12개월 만기로 월 1만~30만원을 납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기본금리 2%에 우대금리 8%로 최고 연 10%의 이자를 적용한다. 판매 한도는 5만좌다.

'하나 아이키움 적금' 역시 기본금리 연 2%에 우대금리(아동수당 수급자 및 입산부 대상) 최고 연 4%, 다자녀가구 특별 우대 금리 최고 연 2%을 더해 총 최고 연 8%를 제공하는 적금이다. 매월 1만원 이상~30만원 이하로 적립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연 4.1%의 '아이행복적금2' 외에도 출산 지원프로그램으로 지원 프로그램으로 '출생축하금'을 운영하는데, 2024년 태어난 자녀 명의로 입출금 통장 개설 시 해당 계좌로 출생축하금 5만원이 입금되는 것으로 5월 말까지 진행 예정이다.

이밖에 NH농협은행은 'NH아동수당 우대적금'을 통해 6.4%의 금리를, 토스뱅크는 '아이 적금(5.5%)' 등을 제공한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BNK금융그룹 산하 은행들의 적금금리가 최고 8%로 가장 높다.

'BNK 아기천사적금'은 기본금리 2%, 우대금리 6%포인트다. 납입액은 1만~30만원으로 여타 상품과 같지만 가입 기간은 24개월까지 가능하다. 1만좌 한정 판매된다.

같은 BNK금융 산하인 경남은행의 '하이 베이비 적금'은 기본금리 1.45%, 우대금리 최고 6.55%포인트다. 역시 1만좌 한정 판매되며 만기는 12개월이다.

이처럼 은행들이 출산 장려를 목적으로 최대 10% 금리를 내건 금융상품을 내놓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가구는 극히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부분 다자녀 우대에 초점을 맞춘 상품이거나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한부모가족 등 조건을 충족해야 최고 금리를 적용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출산장려 적금 상품 대부분은 기본금리 2%대에 각종 우대금리 조건을 맞춰야 한다. 따라서 실수요자가 최고 금리를 모두 적용받기 어려운 구조라는 의미다.

실제 KB아이사랑적금은 최고 금리가 10.0%지만, 이 혜택을 모두 적용 받으려면 아이가 4명 이상이어야 가능하다. 해당 상품의 기본금리는 2.5% 수준으로, 자녀 수에 따라 1명당 1%씩 추가되는 시스템이다. 여기에 양육수당을 국민은행 계좌로 6회 이상 받으면 추가 3%가 더해지고, 차상위 계층이거나 장애인, 한부모가정 등의 조건을 모두 갖춰야 10%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금융권에서 수년 전부터 출산율 제고를 위해 우대금리를 내세운 다양한 금융상품을 출시해왔다. 혼인·출산 고객 대상 고객에 예·적금 추가 우대금리 혜택을 제공하거나 대출 이자 를 감면해 주는 것이 주 내용을 골자로 한 상품이다. 

다만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이 지나치게 한정적이라 보여주기식 상생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매해 출생아 수와 합계 출산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인데, 다자녀 가정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이 과연 출산 장려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2023년 국내 출생아 수는 23만 명으로 전년 대비 1만9200명(-7.7%) 감소했으며,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출산 장려를 위한 상품들의 경우 대부분 기본금리 2%대에 각종 까다로운 조건을 맞춰야 우대금리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안다"며 "금융권이 저출산 해결을 위해 상생 금융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출산장려 적금의 경우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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