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세계 최대 바이오·헬스케어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이하 JPM)에서 위탁개발생산(CDMO), 항체약물접합체(ADC), 비만치료제가 주목받는 분야로 꼽혔다.
2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올해 JPM은 지난 13~16일(현지시간) 4일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글로벌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 550여 개, 참가자 8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한국 기업도 대거 참석해 사업 비전과 주요 성과를 소개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 대표는 행사 둘째 날인 14일 발표에서 6공장 착공 추진을 언급하며 CDMO 역량 확대를 강조했다.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하는 6공장은 5공장과 동일 규모인 18만ℓ 생산능력을 갖춘다. 완공 시 삼성바이오의 총 생산능력은 96만4000ℓ로 세계 최대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이날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도 "CDMO를 통해 제2, 제3의 셀트리온을 육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 회장은 10만ℓ 규모 CDMO 공장을 인천, 충남, 충북 중 한 곳에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6일 발표한 제임스 박 롯데바이오로직스(이하 롯데바이오) 대표는 뉴욕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의 CDMO 전환과 송도 바이오 캠퍼스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롯데바이오는 2022년 말 미국 뉴욕 시러큐스에 있는 BMS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시설을 인수했다. 지난해 3월 인천 송도 바이오 캠퍼스 1공장을 착공했다. 1공장은 2027년부터 본격적인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한다.
ADC도 화두에 올랐다.
삼성바이오는 지난해 12월 기계적 완공을 마친 ADC 전용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올해 1분기부터 ADC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생산시설에서 12개월 안에 세포주 개발 단계부터 ADC 원료의약품(DS) 생산까지 마칠 수 있다고 정형남 삼성바이오 ADC 개발 팀장은 설명했다.
셀트리온도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CT-P70', 방광암 치료제 'CT-P71' 등 기존 치료제를 개선된 바이오베터 ADC 신약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바이오베터는 기존 약에 비해 효능과 편리성을 높인 의약품을 말한다.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대표는 2028년까지 ADC 분야에서 9개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제임스 박 롯데바이오 대표도 이번 발표에서 자체 개발한 ADC 플랫폼 '솔루플렉스 링크'를 공개했다.
국내 기업은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비만치료제 사업에도 올해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삼중 작용 경구용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이라면서 "2∼3년 후 전임상에 진입할 것"이라는 계획을 전했다.
최인영 한미약품 R&D(연구·개발) 센터장도 개별 비만 환자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치료제를 개발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한미약품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기반 '에페글레나타이드'와 삼중 작용제인 'HM15275' 등을 개발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콘퍼런스에서 국내 기업 참여 수와 발표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기업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점이 확인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