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촬영하는 정의선 회장과 아키오 회장24일 현대자동차는 일본 아이치현과 기후현에서 열린 2024 WRC(World Rally Championship) 마지막 라운드를 끝으로 2024 WRC 시즌 드라이버·코드라이버 부문 우승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이 WRC 일본 랠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기아 커뮤니케이션센터]](/news/photo/202411/621252_536033_2729.jpg)
컨슈머타임스=강나연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이하 트럼프 당선인) 2기 행정부 출범 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소수 기업이 자동차 산업을 지배하는 구조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존 완성차 기업은 하이브리드 자동차(이하 하이브리드차) 기술력과 미국 현지 생산 능력, 미국의 중국 제재 반사이익을 바탕으로 치열한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무역의 혼란을 이겨낸 기업은 탈락 업체들의 시장 지분을 흡수하며 더 적은 경쟁 구도 속에서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한국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그룹)과 일본 도요타, 미국 제너럴모터스(이하 GM)다. 전기차에서는 테슬라와 비야디(BYD)가 주목받고 있다.
![도요타 로고 [로이터=연합뉴스]](/news/photo/202411/621252_536036_2831.jpg)
먼저 글로벌 시장에서의 생존의 핵심은 전기차(EV)의 발판이 되는 하이브리드차의 생산 능력 여부라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상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전기차 세액공제(보조금)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며, 하이브리드차는 대체재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에 관해서는 도요타와 현대차그룹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SK증권이 인용한 전문 조사기관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도요타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 248만 8407대를 판매해 점유율 1위(35%)를 선점했다.
6위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는 34만6723대(5%), 7위 기아는 31만2449대(4%)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 과도기적인 시장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하이브리드차를 앞세우고 있다.
차기 대표이사인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인터뷰에서 "전동화는 장기적으로 가야 하는 길이지만, 그 과정에서 유연하게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며 "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주행 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심지어 수소전기차까지도 생산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미국 내 현지 생산 능력을 통해 보편 관세(10~20%)를 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점에서는 미국 브랜드 GM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GM의 미국 판매는 260만대로, 그중 현지 생산은 200만대 안팎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이하 HMGMA)' 완공을 앞두고 있어 다른 외국 국적 브랜드보다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13일 산업 분석에서 "보편 관세 10%를 적용하면 현대차·기아 합산 기준 영업이익률(OPM)이 약 2.3% 포인트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메타플랜트 캐파 증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 증산을 고려하면 감익 영향은 장기적으로 1% 포인트 이내로 축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메타플랜트의 생산 능력을 60만대로 확대하고 앨라배마, 조지아 공장에서 4만대씩 증산할 경우, 보편 관세를 적용받는 물량은 기존 115만대에서 47만대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 번째는 미국의 중국 견제가 가져오는 반사이익을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느냐다.
특히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가 중국 내수 판매와 가격 우위를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무역장벽은 일부 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비야디는 올해 3분기 매출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한 약 2010억 위안(약 39조원)으로 테슬라(252억 달러·약 35조원)를 분기 매출에서 처음 앞질렀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박사는 "미국의 견제로 중국 업체가 위축될 텐데,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과점 구도에선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 더욱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미래 모빌리티의 연구개발(R&D), 생산공장 건설, 인프라 구축 등을 글로벌 협업을 통해 상호 이익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과 도요타자동차그룹의 수장은 한 달간 두 차례의 회동을 통해 수소 협력 의지를 다졌고, 지난 9월 GM과는 승용·상용차 공동 개발·생산을 포함해 포괄적인 업무협약을 맺었다.
도요타는 BMW와 2013년부터 연료전지 구동 시스템 분야에서 협력해왔고 지난 9월에는 미래 모빌리티 제휴를 맺었다.
이러한 글로벌 협업 확대는 폭스바겐, 닛산자동차, 스텔란티스 등 업계 구조조정이 잇따르면서 가속화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NH투자증권은 "소위 '벼랑 끝 협력'의 확대는 향후 글로벌 경쟁 구도 재편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내년에 협업 계획이 점진적으로 구체화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과정에서 브랜드 간 경쟁력 격차 확대는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