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여전채 금리하락'에 미소…수익성 개선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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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여전채 금리하락'에 미소…수익성 개선될까
  • 이지영 기자 ljy@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8월 10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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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이지영 기자 | 최근 카드사가 발행하는 '여신전문채권(이하 여전채) 금리'가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카드업계의 숨통이 트이고 있는 분위기다. 

비용 압박에서 여유가 생긴 카드사들은 다시 '무이자 할부 혜택'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으며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신용등급 AA+ 여전채 3년물 평균 금리는 연 3.328%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여전채 평균 금리가 3.332%로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는 4%를 넘겼던 연초 대비 0.6~0.7p(포인트) 가량이나 내려온 수치다.

이러한 여전채 금리 하락은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여전채 금리를 포함한 시장금리가 내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영향을 받았다.

여전채 금리는 코로나19 시기인 지난 2022년 초 2% 중반대까지 내리기도 했으나 '레고랜드 사태'를 겪으며 그해 연말에 6%대까지 치솟았다. 이후 지난해에는 4%대를 유지해 왔다.

카드사는 은행 등과 달리 자체적인 수신 기능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자금조달은 회사채 등 외부차입을 통해 이뤄진다. 이 때문에 여전채 금리는 카드사의 영업비용과 직결돼 실적에도 영향을 준다.

카드사들의 실적을 살펴보면 여전채 금리가 높았던 그간 비용은 크게 늘어나며 실적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지난해 연간 이자비용은 총 3조8821억원으로 전년(2조7590억원) 대비 40.7%(1조1231억원) 증가했다.

카드업계의 실적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서 2조582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2조6062억원)보다 0.9%(239억원) 감소했다. 할부수수료, 가맹점수수료, 이자수익은 증가했지만, 대손비용이 1조1505억원, 이자비용이 1조1231억원 더 많이 늘어난 영향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 여전채 금리가 3%대로 떨어지는 등 조달금리가 개선되자 2분기 실적이 공개된 5대 은행지주 카드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총 1조1984억원으로 전년보다 25.5%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지난해 비용 효율화를 위해 줄였던 무이자 할부 혜택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을 재개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다음 달 30일까지 온라인쇼핑, 손해보험, 백화점, 여행·항공·면세점 업종에서 최대 5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삼성카드는 온라인쇼핑, 여행·항공·면세점, 차량정비·렌터카 등의 업종서 최대 5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업종에 따라 7~11개월 부분무이자 혜택도 준다.

KB국민카드는 온라인쇼핑·항공·손해보험업종에서 최대 5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롯데카드는 온라인쇼핑, 여행·항공, 손해보험, 종합병원에서 최대 5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우리카드도 이달부터 온라인쇼핑과 항공 업종에서 최대 5개월, 병원 업종에서 최대 4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준다. 

이러한 여전채 금리 하락 영향으로 향후 카드론 대출금리도 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통상 여전채 금리는 3개월 정도의 시간을 두고 카드론 금리에 반영된다.

6월 말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4.27%로 14%대를 유지해 왔으나 최근 13%대를 기록하는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카드업계는 티몬·위메프의 미정산 사태인 '티메프 사태'의 영향 및 고금리 카드채 만기가 돌아오는 등으로 수익성 등의 개선이 어려울 것이란 일부 시각도 있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티메프의 시장 점유율 고려시 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PG사 유동성 리스크도 현재까지 집계된 규모로는 카드사 펀더멘털을 자극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 기대로 크레딧 강세 전망이 유효하고 채권 대기매수자금도 여전히 풍부하다"고 평가했다.

카드업계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카드사 관계자는 "드디어 여전채 금리가 내려오면서 자금 조달에 여력이 생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금리하락기에 접어들어 여전채 금리하락 추세가 계속된다면 카드사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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