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온 희망퇴직·사옥이동…'박익진표' 비상경영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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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온 희망퇴직·사옥이동…'박익진표' 비상경영 통할까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6월 11일 12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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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이후 누적 적자 약 5100억원…시장 점유율도 5% 미만
'재무통' 박 대표 체제 가동…'비용 효율화' 최우선 목표 설정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박익진 롯데온 대표가 출범 이후 줄곧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비상경영'에 나선다. 출범 이후 지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부진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선 '비용 효율화' 작업이 최우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쿠팡의 독주와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공습으로 나날이 치열해지는 이커머스 시장의 생존 경쟁을 버텨낼 체력을 비축하겠다는 복안이다.

롯데온은 지난 2018년 롯데쇼핑 내 이커머스 사업부를 신설하고, 2년간 준비를 거친 후 2020년 롯데의 7개 유통계열사 쇼핑몰을 합쳐 야심자체 선보인 플랫폼이다. 당초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으나, 줄곧 기대를 밑도는 성적표를 받아들며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롯데온은 출시 첫해인 2020년 95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좀처럼 방향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후 2021년 1560억원, 2022년 1559억원, 2023년 85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298억원을 기록한 반면, 영업손실은 224억원으로 전년 동기(200억원) 대비 12% 늘었다. 

이로써 롯데온 출범 이후 누적된 적자만 약 5100억원에 달하게 됐다. 롯데온이 롯데쇼핑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여전히 1% 미만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에 롯데그룹은 지난해 12월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롯데온의 '구원투수'로 외부인사이자 '재무통'으로 불리는 박익진 대표를 선임했다.

박 대표는 한국씨티은행 카드사업본부 최고재무책임자(CFO)·최고전략책임자(CSO), 현대카드 캐피탈 전략담당 전무, ING 생명 마케팅 본부장을 거쳤다. 또 MBK 롯데카드 마케팅디지털 부사장과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글로벌 오퍼레이션그룹 총괄헤드를 역임한 인물이다.

그는 '이커머스 전문가'라기보다 재무통에 가까운 인사로, 적자만 기록해 온 롯데온의 실적 개선이라는 무거운 임무를 짊어지고서 롯데온의 3번째 수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업계에서는 부임 직후 박 대표가 '재무 전문가'의 강점을 살려 비용 절감을 통한 적자 폭 줄이기 작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러한 예상은 현실이 됐다. 박 체제로 재편된 롯데온은 올해 들어 비용 절감 작업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롯데온은 지난 5일 임직원 희망퇴직을 공지했다. 2020년 출범 후 첫 희망퇴직이다. 근속 3년 이상 직원이 대상으로, 2021년 6월 7일 이전 입사자이면서 재직 중이거나, 휴직 중이면 신청할 수 있다. 신청 기한은 오는 14일까지다.  퇴직 시 6개월 치 급여를 일시금으로 지급받거나 6개월간 유급휴직 후 퇴사할 수 있다.

회사 측은 "급변하는 이커머스 시장 속 인력 구조 재편을 통한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희망퇴직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롯데온은 지난달 저성과자를 중심으로 권고사직 면담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용 감축을 위해 영업본부와 정보기술(IT) 개발 등 일부 사업부의 근무 장소도 옮긴다. 그동안 근무했던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역삼동과 삼성동 공유 오피스로 오는 7월 내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경영 효율화를 위해 배송 서비스도 축소한다. 2022년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한데 이어 지난달 바로배송 서비스까지 종료했다. 

바로배송은 롯데온 내 롯데마트몰에서 장보기 상품을 구매할 경우 2시간 이내 상품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꾸준히 운영 점포를 줄여오다 지난달 1일부로 남은 점포 마저도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인력 재편과 사업 정리 등 혹독한 비용 절감에도 롯데온의 흑자전환까지는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최근 국내 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은 롯데온에 더욱 위기감을 주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 현황을 보면 쿠팡(24.5%)과 네이버쇼핑(23.3%)이 과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며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과 달리 롯데온은 점유율 5% 미만에 그쳐 6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공격적으로 국내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어, 차별화된 경쟁력 없이는 롯데온의 점유율 확대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롯데온 관계자는 "올해 롯데 계열사와 시너지를 내기 위해 각 계열사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월간 롯데' 행사를 기획하는 등 계열사들 간의 시너지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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